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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조절>분노, 긴장, 무기력의 시작점은 '한국 사회'였다

■권혜경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이유 없이 모르는 사람에게 폭력을 가하는 이른바 ‘묻지 마 범죄’가 사회문제로 대두한지 이미 오래다.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채 불특정 다수에게 휘두르는 분노의 폭력은 ‘나쁜 짓을 하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에게도 공포로 다가온다. 범죄를 떠나 일상에서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분노·긴장하며 우울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다. 심리치료전문가인 저자는 “생존 수준을 넘어 삶을 풍요롭게 누리는 인간다운 인간으로 잘살기 위해서는 ‘감정 조절 능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에서 말하는 감정조절은 그저 (부정적) 감정을 억압하는 게 아니다. 모든 감정에 압도되거나 휩쓸리지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감정조절을 개인의 심리 차원이 아닌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 사회’라는 배경 속에서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세의 침입을 받고, 일제 강점과 6·25전쟁, 군부 독재를 거치며 국가와 그에 속한 개인의 안전이 끊임없이 위협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개개인의 ‘생존을 위한’ 안전 추구는 때론 상대방에 ‘안전 위협’이 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한국인은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감정 조절이 잘되지 않는 필연적인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한다. 책은 감정 조절의 개념과 역사적 배경 등을 바탕으로 그 결과 나타나는 애착 유형을 어릴 때(안정적·불안정적·혼동형 등)와 성인이 되었을 때(진정한 배우자감·외딴 섬 회피형·안달복달 집착형·무대책 혼돈형 등)로 나눠 분석하고, 감정조절을 잘하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한국 사회를 오랜 시간 지배해 온 남아선호사상·남성중심사회가 사람들에 어떤 트라우마를 남기는지와 미국의 9·11테러, 한국의 세월호 참사를 중심으로 안전하지 않은 사회가 우리를 어떤 사람으로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본다. 1만 5,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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