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또다시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여러 차례 같은 언급을 해 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집권 시 한미 간 통상마찰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 1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주(州) 콜럼버스 유세에서 한미FTA를 거론하며 외국과 체결한 ‘잘못된’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지역 경제가 망가지고 일자리도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서명한 이후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는 제조업 일자리 3개 가운데 1개를 잃었고, 또 그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하는 협정에 서명한 이후 제조업 일자리 4개 가운데 1개를 빼앗겼다”고 말했다.
이어 “힐러리는 우리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처리했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일자리) 킬러였다. 한국과의 무역협정은 일자리 킬러였다”고 주장했다.
또 “내가 (한국으로부터) 수천 대의 TV를 사는데 (미국에서는 지금) 누구도 TV를 만들지 않는다”면서 “너무 오래되긴 했지만 우리는 실베니아 (가전)제품을 갖고 있었고, 제너럴일렉트릭(GE) 제품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더이상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우리는 지금 TV를 만들지 않고, 다른 많은 것도 생산하지 않는다. 어떤 것도 만들지 않는다”면서 “대신 공장에 많은 요양원을 갖고 있을 뿐이다. 많은 공장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요양원이 들어섰는데 물론 그것도 좋고 필요하지만 우리는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트럼프의 발언은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떠오른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의 제조업 지대)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트럼프 캠프 좌장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을 비롯해 핵심 외교·안보참모들은 집권 시 한미FTA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임을 공언해 왔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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