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통일부에 따르면 평소처럼 총 6면이 발행된 노동신문 21일자에는 태 공사과 관련한 보도는 전혀 없었고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다른 매체도 마찬가지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이처럼 주민들에게 태 공사의 망명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내부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태 공사가 영국에서 북한 체제 선전을 담당하던 고위급 외교관이라는 점에서 그의 망명은 김정은 체제 엘리트들의 이탈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한과 교수는 “북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매체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정도인데 태 공사 망명 관련 소식이 주민들 사이에서 퍼질 것이 두려워 이들 매체에는 보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지난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태 공사에 대해 “미성년자를 강간한 파렴치한 범죄자”라고 비난한 것 역시 앞으로 태 공사의 망명 사건이 내부에 알려져도 주민들의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중국의 북한식당 종업원 13명 집단 탈북 당시에는 조선중앙통신, 우리민족끼리 등 대외용 선전매체를 통해 “남조선 당국의 유인납치”라고 주장하고 이들의 송환을 요구하고 곧 바로 대내 매체에서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에는 종업원 가족들, 평양시 주민들이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내용이 방영됐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