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펀드 악몽에 개인투자자들에게 외면 당해왔던 미래에셋자산운용에 8년 만에 개인 자금이 들어왔다.
개인 투자자들이 저금리 속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찾기 위해 최근 많이 찾고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들 중 미래에셋운용의 펀드들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의 리테일(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 판매) 부문 운용자산(AUM)이 올 들어 약 7,000억원 증가했다. 미래에셋운용의 총 AUM 82조원 중 대략 20%인 16조 가량이 개인인 만큼 약 4% 가량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법인 자금이 8조원 이상 늘어난 것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미래에셋운용 입장에선 상당한 의미가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2007년 인사이트 펀드를 출시해 펀드 광풍을 일으키며 출시 한 달 만에 4조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인사이트 펀드는 출시 1년 차에만 플러스 수익을 냈을 뿐 일부 펀드는 설정 이후 지금까지도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돈을 벌지 못하는 펀드에는 자금유입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 이후 미래에셋 펀드에는 법인들의 자금은 꾸준히 유입됐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좀처럼 들어오지 않고 빠져나가기만 했다.
대규모 손실을 입었던 투자자들이 많았던 탓에 돈을 맡기기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수년 간 이런 현상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적은 규모지만 개인 자금이 유입됐다는 것은 미래에셋운용 입장에서는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근 펀드시장이 법인 자금으로 채워지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현재 투자일임을 제외한 국내 공·사모 펀드 시장에서 개인의 비중은 고작 26%로 나머지는 모두 법인 자금이다. 펀드시장에서 개인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7년 57%, 2010년 43%에 이어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금융투자 상품에서 등을 돌린 탓이다. 이 때문에 일부 중소 운용사나 외국계 운용사는 리테일 영업 조직을 아예 없애고 법인 영업에만 몰두할 정도다.
성태경 미래에셋운용 리테일마케팅부문 상무는 최근 개인 고객들의 자금 유입에 대해 “올 들어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 ‘미래에셋스마트롱숏’ 펀드에 개인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규모가 큰 법인 시장도 중요하지만 리테일 시장에서도 좋은 상품, 다양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두 펀드는 최근 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글로벌다이나믹’의 설정액은 올 들어 6,133억원 늘어난 1조1,249억원, ‘미래에셋스마트롱숏30·50·70’은 연초 이후 4,802억원이 유입돼 7,024억원까지 늘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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