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이날 한진해운에 대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면서 한진해운 주식과 회사채의 매매거래가 각각 1시30분과 1시33분부터 공시답변 시점까지 정지됐다.
한진해운 회사채 가격과 주가는 오전 한때 오름세를 보이다 채권단 추가 지원 불가 방침에 전해지자 폭락세로 돌아섰다. 오는 9월27일 만기되는 5년물 ‘한진해운71-2’ 가격은 전날보다 30.00%(1,245원)나 떨어진 2,905원을 기록했고 9월30일 만기인 ‘한진해운73-2’와 내년 6월 만기인 ‘한진해운76-2’도 각각 29.65%, 28.16%나 떨어졌다. 이들 채권 가격은 모두 액면가인 1만원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이날 주가도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매거래정지 전까지 전일 대비 24.16%(395원) 내린 1,240원을 기록했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모든 채권·채무에 대한 권리가 동결되며 회사채도 예외가 아니다. 원금손실은 피할 수 없다. 이후 얼마나 보전될지는 법원의 결정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한진해운 회사채는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부실채권(NPL) 투자로 수익을 얻으려는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돼왔다. 투자금의 50~70%까지 보전됐던 과거 동양 사태, STX·웅진 등 법정관리의 학습효과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한진해운 공모 회사채는 발행잔액 4,210억원 가운데 600억 원에 이른다. 나머지는 신협·단위농협·새마을금고 등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투기성 회사채 매매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종전처럼 투자금 일부 보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이 회사채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한다. 한진해운·대한항공(003490)의 신용등급 강등이 예상되지만 한진해운의 공모 회사채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한진해운 구조조정 문제가 몇 달간 이어지다 보니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앞으로 대우조선해양(042660) 등의 구조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있다.
/박준호·지민구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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