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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서 '볼보트럭 플래투닝' 체험해보니] 트럭 자율주행, 발 사용않는 수준까지 진입

선두트럭이 핸들링·감속 등

무선통신으로 뒤 트럭 제어

1초 간격으로 뒤트럭 줄줄이 뒤따라

완전 자율주행까진 갈 길 멀어

지난 5일 스웨덴 고텐버그 지역에서 볼보트럭의 플래투닝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트럭 플래투닝은 트럭 여러 대를 네트워크로 묶어 선두의 트럭 운전자가 주행을 하면 뒤따라오는 트럭이 1초의 간격을 두고 함께 주행하는 군집주행 시스템이다. 일종의 자율주행이다. /김나영기자




“선두트럭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따라오는 트럭도 동시에 브레이크가 작동합니다. 발을 쓸 필요가 전혀 없죠.”

지난 5일 스웨덴 고텐버그 볼보 데모 센터에서 만난 하이더 워킬 볼보트럭 모빌리티&자동화 총괄 본부장은 플래투닝(Platooning·군집주행) 차량에 동승해 이같이 설명했다.

플래투닝 차량을 직접 체험한 것은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이다.

트럭 자율주행의 핵심으로 꼽히는 플래투닝은 트럭 여러 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선두트럭의 움직임에 따라 뒤에 있는 트럭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동으로 따라가는 시스템이다. 선두트럭이 핸들링·가속·감속·제동 등 모든 주행 상황을 제어한다.

이날 볼보트럭 플래투닝 체험을 위해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선두트럭과 선두트럭의 통제를 받는 2대의 후방트럭이 준비됐다. 기자가 체험한 차량은 지난 3월 ‘유러피안 트럭 플래투닝 챌린지’에 참가했던 모델이다.

이 대회에서 볼보트럭은 약 40톤 가량의 짐을 실은 총 3대의 FH 4x2 트랙터로 프로젝트에 참가해 유럽 횡단을 마쳤다. 3대 이상의 트럭이 실제 도로에서 주행한다면 다른 차량의 운행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차량 내 모니터를 통해 플래투닝이 연결됐음을 알 수 있다. /김나영기자




이 날 체험한 볼보트럭 플래투닝 차량은 스웨덴 고텐버그와 팔켄베리 일대의 고속도로를 달렸다. 자율주행 기술로 따지면 1.5단계다.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사용하지 않는 신체 부위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엑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1단계·운전대를 잡을 필요 없는 2단계·전방을 주시하지 않아도 되는 3단계·운전자 없이 뒷좌석에 탑승해도 되는 4단계·완전한 무인주행이 가능한 5단계다. 볼보트럭에서 체험한 플래투닝 기술은 1.5단계다. 후방트럭 운전자는 발을 사용하지 않지만 운전대에 손을 올려놓고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

기자가 탑승한 두 번째 트럭이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선두트럭에 플래투닝 요청 신호를 보냈다. GPS를 이용해 달리는 트럭의 정확한 위치 파악이 끝나자 차량 간 무선통신(Vehicle-to-Vehicle Communication)이 연결돼 플래투닝이 작동됐다. 앞 차와의 시간 간격은 1초, 시속 80km/h로 달리고 있어 거리는 22m 남짓이었다. 워킬 본부장은 “간격이 좁을수록 공기저항을 적게 받아 연료소비효율이 높아지게 된다”며 “22m 간격으로 주행할 경우 7%의 연료절감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볼보트럭은 올 3월 스웨덴 정부로부터 고속도로 시험주행 허가를 받았다.

주행 도중 다른 차가 끼어들자 플래투닝이 해제됐다. 장애물이 감지되면 안전을 위해 차량 간 간격이 재조정되며 시스템이 일시 정지 되도록 설계되어있기 때문이다. 안전거리를 확보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기자가 탑승한 두번째 트럭이 플래투닝으로 연결된 선두트럭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행중이다. /김나영기자


유럽 상용차 업체들은 최근 플래투닝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의 운송 분야에서 트럭이 담당하는 부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플래투닝의 이점으로는 연비 효율성과 도로정체 완화, 도로환경 개선이 꼽힌다. 공기의 저항을 적게 받는 후방트럭의 연비 효율성 향상 효과는 최대 20%정도다. 또 선두트럭의 제동에 따라 동시에 후방트럭 역시 영향을 받으므로 도로 위 안전성이 향상되고 교통 혼잡도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운전자의 피로를 줄여줌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플래투닝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국가별로 제각각인 법규나 기준을 표준화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프랑스의 경우 플래투닝 차량 간 거리 50m를 유지해야 하는 반면 스웨덴은 경찰이 보기에 안전하게 주행해야 한다. 표준화된 규범 없이는 국경선을 넘어 이동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워킬 본부장은 “고객들이 플래투닝 관련 기술을 원한다면 즉시 제공할 수 있지만, 플래투닝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들이 실제 도로에 운행 될 수 있도록 교통 법규 등의 제반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사회 구성원들간의 협의와 합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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