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중국 인맥이 주목 받고 있다. SK가 화학과 반도체를 앞세워 중국 영토를 확장하는 배경에 최 회장의 든든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4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 충칭시에 머물며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를 두 차례에 걸쳐 면담했다. 쑨 당서기는 중국의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포스트 시진핑’ 자리를 노리는 차세대 지도자 3인방 중 1명으로 꼽힌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에서는 ‘관시(關係)’ 없이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끌기가 매우 어렵다”며 “최 회장과 중국 차기 지도자들과의 교류가 장차 SK의 중국 공략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SK판 ‘셔틀경영’이라고 할 정도로 자주 중국을 오가며 폭넓은 네트워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스타이펑 장쑤성 성장을 만났고 두 달 뒤인 7월에는 천민얼 구이저우성 당서기와 면담했으며 이달 초에는 베이징에서 국영석유기업인 시노펙의 왕위푸 동사장(회장 격)과 만나 사업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거의 매달 중국에 들러 고위 인사들과 교류·협력하고 있다는 게 SK 측 설명이다.
한편 최 회장은 25일 충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상하이로 건너갈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일정을 변경해 충칭 임시정부청사를 찾았다. SK 관계자는 “충칭 임시정부는 충칭시의 오랜 관심과 지원으로 중국의 다른 항일 유적지에 비해 보존이 잘 돼 있다”면서 “충칭과의 교류협력이 산업 분야 이외에 어떤 방향으로 진정성 있게 진행돼야 할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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