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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동대문 점령한 유커..."폭탄세일에 뜻밖 횡재" 싹쓸이 쇼핑

■ 中 국경절 연휴 서울 관광명소 표정

작년보다 10% 증가한 22만여명 유커 몰려

명동거리 매장·카페·신세계면세점 북적북적

밤이 되자 동대문 일대 돌며 폭풍쇼핑 즐겨

롯데면세점 문닫은 잠실지역은 한적해 대조

지난 1일 서울 명동 거리가 낮부터 국경절을 맞아 방한한 유커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이지윤기자




지난 1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 라네즈 매장이 물건을 사려는 유커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이지윤기자


지난 1일 오후11시께 서울 동대문 밀리오레 앞을 지나는 인파. /사진=윤경환기자


지난 1일 오후11시께경 서울 동대문 밀리오레 앞을 지나는 인파. /사진=윤경환기자


지난 1일 오후11시께 서울 동대문 두타몰 앞을 지나는 인파. /사진=윤경환기자


지난 1일 서울 명동 거리가 낮부터 국경절을 맞아 방한한 유커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지윤기자


국경절 연휴인 지난 1일 인적이 드문 잠실 롯데 애비뉴엘 지하 1층. /사진=신희철기자


지난 1일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 앞에서 유커들이 면세점 이벤트를 즐기고 있다. /사진=윤경환기자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7일)가 시작된 지난 1일 오후3시 서울 명동. 본래부터 사람 붐비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날은 그 수준을 넘어 마치 인간 콩나물시루를 방불케 할 정도로 거리가 북적였다. 연휴를 맞아 몰려든 중국인 관광객(유커)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적어도 2배 이상 늘어난 듯했다. 명동 중심가를 온통 유커 인파가 접수한 것은 물론 삼겹살·부대찌개·중국음식점 등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식당까지 중국인들로 꽉 찰 만큼 카페·음식점·마사지숍·피부과 등은 대낮부터 초호황을 누렸다. 중국 선전에서 친구 3명과 자유여행으로 처음 방한한 판웨이(31)씨는 “‘와싸이, 하오폔이(우와 무척 저렴하다)!’라는 말을 오늘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며 “원래는 미식여행을 온 것인데 마치 홍콩 연말세일 같은 느낌이라 계획을 수정해 팩·샴푸·보디워시·크림 등을 여러 개 샀다”며 싱글벙글했다.

이날 서울시내 관광명소 곳곳은 코리아세일페스타와 맞물려 유커에게 완전 ‘점령’된 모습이었다. 이번 국경절 연휴에 지난해(20만3,000명)보다 10% 정도 늘어난 22만여명의 유커가 한국을 방문, 6,000억원가량을 쓰고 갈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 같은 예상은 첫날 서울 도심 분위기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이날 한국어를 듣기 어려울 정도였던 명동은 마치 중국 쇼핑 거리를 방불케 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왔다가 뜻밖의 폭탄세일 앞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유커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올리브영 명동점 팩 코너의 경우 중국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까지 몰려와 상품을 카트에 쓸어담았다. 왕요우링(22)씨는 “부모님과 함께 처음 한국에 왔는데 명동 거리마다 붙은 코리아세일페스타 포스터를 보고 횡재했다고 느꼈다”며 “일본에 놀러 간 친구들도 세일기간인 줄 알았다면 한국에 왔을 것이라고 후회할 정도”라고 뿌듯해 했다. 리바이핑(38)씨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문에 방문을 미뤘다가 왔는데 중국인 대부분이 아직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해 잘 모르는데 더 알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거리 매장뿐 아니라 5월 문을 연 명동 신세계면세점에도 사상 최대 방문객이 몰리며 직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전통적 인기 상품인 화장품 코너뿐 아니라 아기용품·가전제품·의류 등 모든 코너에 중국인들이 바글댔고 심지어 캐리어 두 개를 양손에 쥐고 상품을 쓸어담는 사람도 있었다.

면세점 안내데스크 직원은 “지난주 말보다 방문객이 3배나 늘었다”며 “방문객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매장 직원은 “오전에만 두 명의 여성 고객이 화장품 세트를 20박스나 사갔고 대부분 기본 10만원어치 이상은 산다”며 “보통 직원이 6명 정도인데 오늘부터 10명으로 늘리는 등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자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매장이 많은 동대문 일대에도 유커들의 발길이 번졌다. 낮 시간대만 하더라도 평시 주말과 큰 차이가 없던 동대문 일대는 오후5~6시가 넘어가면서 쇼핑몰·카페·동대문디자인플라자 곳곳이 유커로 붐볐다. 두타몰과 밀리오레·롯데피트인 등 인기 쇼핑몰 역시 중국 시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유커 천지였다. 3월 오픈한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도 의류 매장과 식품관 등 곳곳이 중국인들로 꽉 찼다.

롯데피트인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정문 앞에서 줄을 서 있던 장찡웬(27)씨는 직접 찍은 족발·삼겹살 사진까지 보여주며 “화장품과 옷도 사고 놀기 위해 직장 동료들과 어제 한국에 왔다”며 즐거워했다. 거리에서 중국어로 관광 안내를 도와주던 서울특별시관광협회 관계자는 “평소 주말보다 사람이 더 늘었는데 통닭집 문의가 가장 많고 인근 광장시장 가는 법을 묻는 사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두타몰 앞에서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외국인 특별할인기간’을 홍보하는 투어리스트 이벤트센터 관계자는 “센터 오픈 2시간 만에 200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열기가 매우 높다”고 흐뭇해 했다.

반면 또 다른 관광명소였던 잠실 일대는 국경절 연휴임이 무색할 정도로 유커들이 자취를 감춰 강북권과 대조를 이뤘다. 6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은 탓에 롯데월드타워 내 롯데백화점과 롯데월드몰·애비뉴엘에서는 중국인의 모습을 찾기가 어려웠다. 백화점 1층 화장품 코너에서 어렵게 만난 중국인 왕모씨는 “6개월 전 한국에 출장을 와 잠실 인근에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방문한 것일 뿐”이라며 “월드타워점 면세점이 없어졌다고 해서 한국을 찾은 동료나 친구들은 대부분 명동으로 갔다”고 전했다. 일부 유커들은 놀이기구를 타러 롯데월드를 찾았다가 롯데면세점 철수 사실을 모른 채 들른 롯데월드타워에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롯데월드몰 안내데스크 직원은 “1시간마다 교대근무를 하는데 오늘만 해도 면세점이 어디 있느냐는 문의를 두 번이나 받았다”고 씁쓸해 했다.

/윤경환·신희철·이지윤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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