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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벤처 길 여는 아마조네스군단] '둥근 스피커' 고정관념 깨니 사업문 활짝

<4> 설은영 에이치엠링크 대표

2년간 발품 팔며 연구개발 매진

납작한 평면 형태 '블루팟' 생산

크기는 작아지고 음질은 그대로

주문 폭주…내년 매출 50억 거뜬

男 중심 사업환경 어려움 있지만

중기청·여성벤처협 든든한 지원





“스피커가 꼭 둥근 모양이어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설은영(사진) 에이치엠링크 대표는 행사용 음향기기와 관련된 업무와 일본 음향기기 수입 판매를 해오다 스피커 제조 사업에 뛰어 들었다. 그는 음향기기 사업을 해 오면서 ‘왜 스피커는 항상 동그란 형태의 콘타입(Cone type)으로만 만들어질까’하는 의문을 품고 있었다. 정보통신(IT) 기기들은 점점 얇아지고 가벼워지는 데 스피커는 둥근 모양 때문에 진화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이를 개선하면 좋은 사업 기회가 될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

설 대표는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더라도 독특한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도 기존의 레드오션 사업군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지니어 출신도 아닌 설 대표는 단순히 호기심으로 시작한 사업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확신했고 2년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가 함께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결국 지난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평면 형태의 플랫 코어 스피커인 ‘블루팟(Bluepot)’을 출시했다.

에이치엠링크가 개발한 블루팟 제품 /사진제공=에이치엠링크




설 대표는 “지난 100여년 동안 큰 변화 없이 거의 유사한 형태로 지금까지 사용되는 콘타입 스피커는 시장의 트랜드를 맞추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며 “블루팟은 소리가 작고 음질 손실이 불가피한 초소형 콘타입 스피커의 한계를 극복한 납작한 형태의 스피커”라고 소개했다. 블루팟은 자석의 배치와 코일의 형태를 달리해 기존 스피커의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크기가 작아지면 품질이 떨어지는 음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또 두께를 현저하게 줄이면서도 다양한 모양의 디자인으로 만들 수 있어 TV와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잇는 장점이 있다.

그는 남성 중심적인 사업 환경과 국내 창업 시장의 한계로 인해 경영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설 대표는 “사업자 대부분이 남성들이라 문화적 차이가 많고 이 때문에 대인관계에 애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또 새롭게 시작하는 회사의 계획과 비전에 대해 충분히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지 않고 단기적인 결과에만 집착하는 문화로 인해 여성 사업가들이 창업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힘이 된 것은 정부와 여성벤처협회가 진행한 사업이었다. 설 대표는 창업한 지 1년이 이제 막 지났지만 중소기업청과 여성벤처협회가 지원하는 선도벤처사업을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선도벤처사업을 통해 만난 선배 기업인들의 도움과 조언으로 시제품은 물론 양산 제품을 빠른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약 10만대 이상의 수주 계약을 진행했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본, 미국 등에 본격적인 영업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꾸준한 수주 문의로 에이치엠링크는 내년이면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 대표는 “국내에는 관련 시설이 거의 없어 중국 전용 공장에서 스피커를 생산하고 있는데 원자재 공급 부족 문제로 생산이 더뎌 올해는 약 15억원 수준의 매출이 예상된다”면서도 “원자재 문제만 해결된다면 내년에는 50억원 수준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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