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한 도전을 높게 평가(제너럴일렉트릭·GE)’ ‘젊은 층 우대 임금체계 개편 및 재택근무 실시(도요타자동차)’.
해외 기업들은 우리보다 이미 한발 앞서 조직문화 개선을 통한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임직원들이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감수하도록 하거나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도록 해 업무효율 및 직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비단 실리콘밸리에서 갓 태어난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100년 역사의 전통 제조업체들에서도 비대해진 조직을 보다 날렵하고 빠르게 바꾸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의 GE다. GE는 전통 제조업 기반 대기업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새로운 혁신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GE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경영전략인 ‘린스타트업’에서 가져온 ‘패스트웍스’라는 새로운 업무방식을 도입했다. 패스트웍스는 근본적 사고방식의 변화를 시도하는 조직문화 혁명이다. 큰 규모의 조직 내 사내기업가정신을 고취하고 스타트업과 같은 민첩성을 갖추는 것으로 제품개발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 모든 과정에 수시로 반영해 고객 만족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아울러 GE는 기존 연 1회 평가 보상 방식의 인사 시스템에서 벗어나 관리자와 직원이 상시 피드백을 주고받도록 했다. 그동안 인사평가가 시작돼 최종 결재를 받을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최대 5개월에 달했다. 하지만 관리자와 직원이 사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글 작성, 첨부파일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소통하도록 한 것이다.
GE는 그간 불량률을 최소로 줄이고 완벽을 기하는 정신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하며 실수도 하는 것이 GE가 원하는 새로운 인재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재니스 셈퍼 GE 최고인사책임자는 “이제 더 이상 직원들에게 완벽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1월부터 생산공장의 젊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이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바꿨다.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늘어나는 임금곡선을 수정해 젊은 근로자에 대한 배분을 늘리는 것이다. 기존 연공서열에 따라 올라가던 임금상승분은 줄이고 능력에 따른 임금지급액은 늘렸다.
도요타는 재택근무도 도입하며 일하는 방식도 바꿨다. 사무직과 기술직 사원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부터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도요타 본사의 인사·경리 담당 직원은 집에서 컴퓨터로 일하고 영업사원은 외부에 있다가 바로 퇴근할 수 있다. 일주일에 2시간씩 회사에 나오는 시간도 회사가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업무 특성을 고려해 개개인이 직접 정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이는 근무방식을 다양화해 업무 경험이 풍부한 여직원이 육아 또는 부모 간병을 이유로 회사를 떠나는 것을 막고 육아에 적극 동참하는 남성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도요타 측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 부모를 돌보는 사람이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서 “유능한 사원이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쭉 다니는 것이 기업에도 이득”이라고 밝혔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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