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서비스 사업자 간 2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고객을 늘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꼭 필요합니다.”
양주일(사진) 벅스 대표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최근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1999년 국내 최초로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를 선보인 음원서비스 업체 벅스는 지난해 6월 NHN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편입됐다. 올해 2·4분기 유료가입자 기준(하나금융투자) 멜론(56%), KT뮤직(21%)에 이어 3위(10%)다. 하반기 들어 벅스가 가입자를 2배로 늘리고, 4위(4%) 사업자인 엠넷이 CJ E&M의 분사 결정 이후 음원사업 강화에 나서면서 2위권 다툼이 치열하다.
벅스는 올해 2·4분기에 8억7,1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연간 적자 규모는 약 13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양 대표는 “투자와 마케팅 없이 2위권 싸움에서 앞서나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지금은 적자지만 유료 가입자가 늘면 락인(Lock-In) 효과가 생겨 고정수요층이 생기고 내년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벅스는 지난해 말부터 가격할인 정책을 밀어부쳤다. 대표적인 예가 월 8,900원에 달하는 정액 서비스를 1년 간 월 3,000원(첫달 무료)에 이용할 수 있는 니나노클럽 프로모션이다. 양 대표는 “각종 광고와 니나노클럽에 힘입어 지난해 말 40만명에 그쳤던 유료가입자는 최근 80만명으로 2배 뛰었다”며 “올해 가입자를 100만명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SK텔레콤(SKT)과 함께 선보인 ‘벅스 익스트리밍’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SKT LTE(롱텀에볼루션) 기본 요금제에 월 6,600원만 내면 음원을 무제한으로 재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양 대표는 “안정적 고객기반 확보 측면에서 이동통신사와의 제휴는 매우 중요하다”며 “고객 절반이 SKT를 통해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벅스는 업계 최대 규모인 1,800만곡의 음원을 보유하고, 고음질음원(FLAC)도 670만곡 확보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양 대표는 “고음질 음원이 일반 음원 대비 용량이 크지만, 제휴 요금제를 이용하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다”며 “또 오디오 성능이 강화된 스마트폰도 여럿 출시돼 내년 상반기에는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애플뮤직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것과 관련해 양 대표는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보유한 국내 음원이 적고, 현지화에 어려움이 있어 애플도 고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M&A(인수·합병) 계획에 대해서는 “이미 그루버스(고음질 음원 유통)와 하우엔터테인먼트(연예기획사)를 인수한 만큼 당분간 본업인 음원 사업에 주력하겠다”며 “플랫폼이나 제휴 업체들은 꾸준히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사진=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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