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다고 꿈꾸는 그 모든 일을 시작하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 속에 당신의 천재성과 능력, 그리고 기적이 모두 숨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 이사로 선임되며 ‘JY의 뉴삼성’이 시작된 27일, 삼성그룹은 사내망 로그인 화면에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용기(勇氣) 명언’으로 응원했다.
바다에 떠 있는 한 척의 배 사진과 함께 임직원 모두에게 도전과 새로운 시작을 강조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날 사내망 싱글 로그인 화면에 괴테의 명언을 적었다.
삼성그룹은 특정 기념일이나 전 직원에게 메시지를 던져야 할 때 사내망 로그인 화면을 활용한다.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했던 날인 지난 6월7일에는 이 회장의 사진과 함께 변화를 강조한 당시의 발언이 소개됐다. 25일 ‘CEO 데이’에는 삼성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사진을 모두 넣어 노고를 치하했다. 읽어야 할 책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24일에는 신장섭 싱가포르대 교수의 신간인 ‘경제민주화…일그러진 시대의 화두’를 소개했다. 신 교수는 경제민주화가 오히려 기업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신간에서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괴테의 용기 명언을 제시한 것을 두고 이 부회장의 도전을 응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로서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책임 경영에 나서는 것은 국내 기업에서도 잘 찾아보기 힘든 경우”라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새로운 경영 방식을 시작하는 이 부회장의 도전을 응원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의전이나 각종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이 부회장의 성격을 고려해 임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싱글 로그인 화면은 매일 바뀌기 때문에 특정 의미를 두고 메시지를 정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확정되자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삼성그룹 내 한 계열사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강점은 젊은 글로벌 감각”이라며 “바이오나 전장사업 등 신사업에 대해 인수합병(M&A) 등 적극적인 육성에 나선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열사 직원은 “이미 지난 2년여간 이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반을 경험하면서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준 만큼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사를 잘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삼성그룹 내 한 계열사 직원은 “이 부회장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지나치게 조직 개편 등이 잦은 느낌도 있다”며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좀 더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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