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대규모 통신 인프라 사업을 따내기 위해 신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네트워크사업부 매각설도 수그러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8,000만명에 이르는 인구로 전 세계 기업을 유혹하는 이란이다.
7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방한한 마무드 바에디 이란 정보통신기술(ICT)부 장관은 방한 기간 중 MCI·라이텔 같은 이란의 주요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을 이끌고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를 방문했다. 이들은 신종균 삼성전자 IM 부문장(사장)과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등 고위 임원과 삼성전자의 이란 통신망 사업 참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날 모임에서 이란 측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통신망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며 “이르면 1~2년 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보았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유럽이 주도한 국제 경제 제재로부터 풀려난 이란은 통신망 인프라 사업자들의 매력적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 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900%나 급증했다. 반면 통신망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못 미치는 형편이다. 현지 이통사들은 테이터통신(3세대) 기술을 적용한 통신망을 깔았지만 국내에서 일반화된 광대역 모바일 네트워크(4G)는 아직 일부에서만 도입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KT 같은 국내 이통사와 차세대 5G 통신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란 통신망 사업은 에릭슨·시스코 등 해외 경쟁사도 눈독을 들이고 있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수주를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김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란 통신망 사업은 초기 논의만 진행 중”이라며 “실제 계약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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