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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자금시장 단기 혼란 불가피"…은행권 리스크 관리 고삐죈다

조달 금리 일시적 상승 하겠지만

시중은행 외화 유동성 확보 충분

환율 변동 등 영향 제한적 일 듯

불확실성 지배땐 파장 예측 못해

금감원·시중 은행장 등 긴급회동

"컨틴전시플랜 재점검 만반 대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되며 전세계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국내 은행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 시장의 혼돈으로 단기 조달 금리 등이 일시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측했지만 현재 국내 은행들의 단기 조달 비중이 매우 낮은데다 이번 사태가 ‘신용 위기’가 아닌 정치적 이벤트라는 점에서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주요 5대 은행들의 자금 담당 임원 및 자금부장들의 의견을 긴급 취합한 결과 은행들은 트럼프 당선이 금융권의 외화 유동성이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공약이 국내 실물경기의 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는 금융 시장의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최근 전세계 금융 시장에서 한국 금융기관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진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A은행 자금담당 부장은 “경상수지 흑자와 탄탄한 재정, 금융기관의 안정성 측면에서 한국 은행들이 유럽계 은행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자금 시장에서 한국물의 스프레드가 경쟁 국가들보다 낮은 상황인 만큼 트럼프 당선에 따른 은행권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B은행의 자금담당 본부장 역시 “최근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에 충분히 여유를 쌓은 상황”이라며 “특히 국내 은행의 단기 자금 조달 비중이 매우 낮아 향후 3개월간의 자금 리스크는 완벽히 대비해놓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6억5,000만달러의 글로벌 채권을 발행했으며 우리은행 또한 지난 9월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해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 유동성 비율 역시 감독 규제 기준(85%)을 웃도는 100% 이상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그간 은행권에서 “너무 깐깐하다”는 불만이 나올 만큼 외화 유동성을 철저히 관리해왔다.

은행들은 다만 전세계를 지배하는 불확실성이 금융 시장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모르는 만큼 자금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C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트럼프의 각종 급진적 공약에 대한 공포감이 과도하게 금융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며 “특히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공약 등으로 실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질 경우 금융 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장들도 이날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금융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회의를 가지는 등 오전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은행장들은 외화 유동성을 비롯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이나 기업의 우발채무, 가계대출 등 미국 대선 결과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시장 위험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점검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회의 직후 “정부는 물론 은행들도 위기 상황에 맞는 컨틴전시플랜이 있다”며 “컨틴전시플랜을 재점검해 혹시라도 위기가 오면 차질 없이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오후4시 김영기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외환 담당 부행장들을 호출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클 수 있으니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쌓아놓을 것을 은행들에 권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당시에도 환율에 큰 파동은 없었다”며 “당분간 불안정하기는 하겠지만 국내 은행권에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홍우·강동효·김보리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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