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소녀 아디티 아쇼크(인도)가 인도의 골프와 여성 스포츠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아쇼크는 13일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의 DLF 골프장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히어로 인도 여자오픈에서 3라운드 합계 3언더파 213타의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여성 스포츠, 특히 여자골프가 발달하지 않은 인도 선수가 LET 대회에서 우승하기는 아쇼크가 사상 최초다.
최고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는 아니지만 LPGA 투어 메이저대회 2승을 거둔 브리트니 랭(미국)과 베테랑 벨렌 모조(미국)도 출전했다. 2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아쇼크는 이들과 공동 선두로 맞은 마지막 18번홀에서 1.2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궜다. 연장전을 기대했던 랭과 모조는 빛나는 조연 역할을 한 셈이다.
인도 방갈로르 출신의 아쇼크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골프계의 눈도장을 받은 선수다. 결과는 공동 41위였지만 둘째 날 한때 세계 2위인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공동 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5살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2007년 인도에서 열린 LET 레이디스마스터스에 출전한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와 글라디 노세라(프랑스)의 경기를 보고 골프선수의 꿈을 키웠다. 13살이던 2011년에는 인도 여자오픈에 처음 출전했고 이듬해 이 대회에서 8위를 차지하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지난해 말 LET 퀄리파잉(Q)스쿨을 1위로 통과해 이번 시즌 루키로 뛰고 있는 아쇼크는 이 대회 전까지 4개 대회 연속 톱10 입상으로 성장세를 보였고 결국 ‘사고’를 쳤다.
미국 골프채널은 아쇼크가 인도 소녀들에게 새로운 통로를 뚫어주는 개척자라고 평가했다. 그녀가 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 인도에는 골프장이 고작 5개였다. 아쇼크는 “홈 관중들 앞에서 우승을 하게 돼 더욱 기쁘고 이번 우승은 많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전까지는 내가 뭘 하는지도 몰랐던 많은 인도인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인도 스포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아쇼크는 미국 진출도 노리고 있다. 지난달 미국 LPGA 투어 Q스쿨 2차전을 통과한 그는 다음달 최종전에서 내년 시즌 출전권에 도전한다. 그는 리우올림픽 기간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박세리 감독으로 인해 한국의 골프가 확 바뀐 것을 알고 있다”며 “나도 그와 같은 역할을 인도에서 하면서 많은 유망주가 나오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