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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인파 몰린 대학 논술시험장.."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응시"

한양대 수시 논술 응시생 1만3,000여명 몰려

지방에서 가족과 함께 올라온 수험생 "마지막까지 최선을"

재수생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수시 응시"

19일 오전 2017학년도 한양대 수시 논술고사를 치르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서울 성동구 서울캠퍼스에서 고사장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양대




“어제 엄마와 함께 막차 타고 서울에 새벽 4시에 도착했어요. 밤새 잠도 못자고 시험장에 왔는데, 답안지를 제대로 썼는지 걱정이네요”

충청북도 영동군에서 온 박신우(18) 학생은 밤을 꼴딱 새고 2시간 가까이 시험을 치렀음에도 얼굴에는 피곤함보다는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시험이 끝났으면 좀 쉴 법도 하지

만 박 군은 부지런히 지하철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박 군은 “오후에는 바로 성균관대 시험을 봐야 해서 쉴 틈이 없다”며 “수능 성적이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못해 다음 주까진 쉴 틈 없이 논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후 첫 주말인 19일 수시 논술시험이 실시된 한양대는 전국 각지에서 온 수험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한양대는 상위권 대학 중 유일하게 수능최저등급 제한이 없어 19일 하루에만 약 7,5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렸다. 응시율은 약 80%를 기록했다. 학교 주변 도로는 임시 주차된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수험생 부모들이 한양대학교 노천극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며 자녀들의 수험 종료를 기다리고 있다. /박진용기자




수험생들과 함께 온 학부모도 상당수였다. 학부모들은 함께 기도를 하거나 기합을 불어넣어주는 등 시험장에 들어서기 직전까지 자식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전라남도 광주에서 온 한승연(18) 학생은 “어제 저녁 아버지, 어머니, 누나와 함께 서울로 상경해 분당에 있는 이모 댁에서 자고 같이 지하철 타고 학교로 왔다”며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 위해 함께 온 가족 때문이라도 오늘 시험을 꼭 잘봐야 할 것 같다”고 힘차게 말했다.

수능 끝난 후의 시험인 만큼 수능 전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법 하지만 적지 않은 수험생들은 얼굴에서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어제 발표된 일부 입시기관들의 과목별 등급커트라인이 너무 높아 수능 최저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학생들도 상당수였다.

수원에서 왔다는 김 모양(18)은 “어제 등급컷을 보면서 ‘정말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이도에 비해 점수대가 높아 놀랐다”며 “연세대 수시 면접을 수능 전에 보긴 했지만 최저 등급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큰일”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재수를 했다는 이상영(19) 군은 “논술 시험장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학생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며 “주변을 보면 재수생은 수시 지원을 잘 안하는 편이지만 수능을 못 본 이상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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