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7일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의 최종 귀착지 분해 및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분석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네덜란드 과학재단이 유럽 12개 연구기관을 지원해 작성한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세계산업연관표는 우리나라와 EU 28개국 등 43개국 56개 산업의 국가 간 무역이 궁극적으로 어느 나라의 수요에 의해서 창출되었는지를 분석한 통계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한 제품 중 최종재는 31.3%, 중간재는 68.7%였다. 중국에 수출된 우리나라 중간재의 최종수요는 중국(43.8%)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품 중 최종재와 중간재를 포함해 중국을 최종 도착지로 하는 비중은 75.1%에 달했다. 2009년(64.0%)과 비교하면 11.1%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미국(5.0%), EU(4.3%), 일본(2.0%) 등 기타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24.9%였다. 특히 기타 국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은 2009년(8.8%)과 비교하면 비중이 3.8%포인트 감소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한 제품 중 5%만 미국의 수요로 발생한 것이다.
한은은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0.36%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별로는 전자·반도체(-0.7%), 석유화학(-0.5%) 분야 등 소재 산업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중국 대미국 수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에 비해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중 간 무역 갈등이 현실화하더라도 부정적 영향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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