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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미국의 귀환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vote of confidence).’ 지난 15일 두 번째 금리 인상을 실시한 직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재닛 옐런이 내뱉은 표현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그만큼 탄탄한 미국 경제를 배경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논란이 적었다. 이미 시장은 100%에 가까운 확률로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이 자신감은 어디서 왔을까. 답은 가계의 재무건전성 강화에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는 가계 부문의 구조조정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직전 가처분소득의 130%를 넘던 가계부채는 현재 100% 수준까지 떨어졌다. 약 8년 동안 미국 가계는 부채를 늘리지 않았다. 대신 가처분소득이 30%가량 늘어나면서 가계의 재무구조는 주요국 어디와 비교해봐도 매우 건전해진 상태다.

한때 과소비의 대명사 격이던 미국 가계는 지난 몇 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지출을 자제해왔다. 내일 지구가 망한다고 하면 그에 대비한 패키지 용품을 구입할 만큼 소비에 열광적이던 미국 가계의 모습이 아니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가계의 소비가 사라진 수요 공백을 중국 정부지출이나 아시아의 소비가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부족했다. 역시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미국 가계만큼은 아니었다.



전체 미국 경제에서 가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량으로 매우 압도적이다. 이 규모는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보다 크다. 따라서 미국 가계 소비의 방향은 세계 경제의 방향이다. 이 공식이 지난 몇 년 동안 경제전망에서 빠져 있던 것은 미국의 가계가 구조조정을 하면서 돈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미국 가계는 다시 돈을 쓸 준비에 나서고 있다. 고용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울 정도로 회복되고 있어 임금이 이제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에 더해 1억명이 넘는 밀레니얼 세대가 35세를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집을 사는 것도 미룰 수 없는 처지다.

고용과 주택의 선순환은 소비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미국 경제의 영광을 되돌릴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 미국 경제가 보기 좋은 형태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도 일자리 창출, 감세, 규제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감세와 규제완화는 성장을 높이는 단골 처방전이다. 최근 미국의 주가와 금리, 달러화까지 모든 금융시장 주요 지표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은 이러한 펀더멘털의 변화를 선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옐런 의장이 선언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은 과거와 같은 ‘덕담’ 수준이 아니라 실제 앞으로 벌어질 미국 경제의 모습일지 모른다. 연준의 자신감은 기대보다 빠른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이번 회의에서 오는 2017년 3회 금리 인상을 예고하며 지난번 2회보다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임을 알렸다. 2016년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글로벌 저금리 시대의 종언과 슈퍼달러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회의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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