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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독일에서 얻은 세 가지 시사점

박원주, 한국 인더스트리 4.0협회 이사

박원주 (한국 인더스트리 4.0협회 이사, E3 Global 대표)




얼마 전 국내 제조업체 기업인 및 산업단지 지원기관과 함께 1주일간 독일 자동차 산업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슈투트가르트와 뮌헨을 비롯한 주요 산업도시에 있는 독일기업의 스마트팩토리와 산업현장을 방문해서 독일 인더스트리 4.0에 대한 현황과 기술에 대해 체험을 하고 왔다. 독일은 ‘Made in Germany’라는 완벽한 품질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단 ICT기술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유한 미국과 제조업 분야에서 무섭게 급성장 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큰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고 2011년부터 인더스트리 4.0을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는 지난 해부터 시작해서 산업계, 교육계, 등, 각계 각층에서 크게 회자되고 있으나 그 본질과 영향력에 대해 아직 의견이 분분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들의 경험과 지식의 범주 안에서 이해와 접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독일의 인더스트리4.0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과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하는 것이 우리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준비하는데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번 방문을 추진했다. 이번 방문기간 동안에 독일 최대의 응용기술 연구기관,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의 공장 그리고 중소기업에서 출발해서 세계적인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한 기계, 로봇 기업의 본사 공장 방문, 자동화 전문 전시회 참관 등 짧은 여정이었지만 다양한 독일 인더스트리 4.0 의 트렌드를 직접 체험을 통해 이해하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독일 기업과 독일인들로부터 얻은 세 가지 전략적 시사점

첫 번째 시사점은 글로벌 시장과 고객의 관점에서 ‘개인 맞춤화 생산 시대(Personalized Customization)’의 도래를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노멀(New Normal)시대는 기업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고객의 더 까다롭고 다양한 취향과 니즈에 맞춘 제품 개발과 디자인 및 생산 그리고 발빠른 공급을 통해 차별화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맞춘 고객 지향형 상품기획과 제조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에 방문했던 독일 자동차 기업의 공장에는 주문 차량마다 각기 다른 선택 사양들을 차량 제작에 신속하게 반영하기 위한 제조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었으며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기업인 아디다스도 맞춤형 신발 디자인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를 독일 본사 인근에 구축하여 고객 맞춤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열린 자세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두 번째로 얻은 시사점은 ‘협업(Collaboration)’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독일은 기업과 기업, 기업과 연구소, 연구소와 대학교, 정부와 지자체 등 모든 산업주체들이 협력을 통해 인더스트리4.0의 표준화와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것은 마치 톱니바퀴처럼 견고한 협업의 체인이 장착 된 독일제 자동차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독일 전역에 분야별로 67개의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는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기업과 함께 곧 상용화가 될 수 있는 응용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기업들은 이러한 기술개발을 통해 얻은 분야별 기술과 부품 및 장비를 호환성을 갖춘 일련의 연결 된 제조 장비와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혁신은 독일 기업과 연구소, 정부 간의 원활한 협업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방문에서 느낀 가장 중요한 세 번째 시사점은 바로 ‘확신(Confidence)’이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은 중앙 정부가 최소한의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민간의 산업별 주체들끼리 자율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입장에서 끊임없는 소통과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간에도 디지털 주권이라고 하는 데이터 정보 보안의 이슈가 해결 과제로 남아있긴 하지만 개방형 혁신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기술과 사업에 대한 확신이 강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여 진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인공지능과 자동화의 증가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거라는 우려 섞인 의견도 있지만 독일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현재 맡은 업무 외에 다른 직무와 기술에 대한 교육을 받게 하여 직원 재교육에 대한 기회를 주고 있다. 실업학교(Realschule)를 졸업한 학생들은 듀얼 시스템(Dual system)이라고 하는 도제식 직업교육을 통해 기업에서 졸업 후에 필요한 기술을 학교를 다니며 사전에 습득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은 필요한 기술 인력을 사전에 확보할 수 있고 학생들은 취업에 대한 걱정이 없다고 한다. 이러한 독일의 움직임은 바로 인더스트리 4.0이 궁극적으로 인간을 위한 기술이며 인류를 풍요롭게 하는 기술 혁명임을 의미하고 있다. 사람을 배제하고 기업의 이익만을 극대화하기 위한 상업적이고 단기적인 기술 혁신이 아니라 것이다.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전략 방향성을 보면 모든 경제 주체들이 이에 대한 동의와 공감과 함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다가 올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사회를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산업 주체들도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플랫폼과 산업 생태계 경쟁이 심화될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시대를 맞아 유연하되 기민한 경영 시스템 구축과 함께 환골탈태 한다는 각오로 이미 시작 된 커다란 글로벌 산업계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박원주 (한국 인더스트리 4.0협회 이사, E3 Global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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