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와 자유한국당 유력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보수 대표주자’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다음달부터 본격화될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두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투를 시작한 셈이다.
유 후보는 보수 진영의 정치원로를 잇달아 예방하며 보수층 표심 안기에 나섰다. 그는 30일 오후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무실을 방문해 이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점을 전하며 향후 정치행보와 보수정치 복원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앞서 지난 29일에는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예방했다. 범보수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 시작되기 전 자신의 약점인 보수층 지지율을 올려 단일화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 후보는 이날도 단일화 대상으로 꼽히는 홍 경남지사에 대해 “법원에 재판받으러 가야 하는 무자격자”라고 질타하며 날을 세웠다.
홍 지사는 유 후보의 공격에 그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빗대며 맞받아쳤다. 그는 “주적이 문재인인데 왜 나를 자꾸 긁어대느냐”며 “유 후보가 자꾸 그러면 2012년 대선 때 이정희 의원 역할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두 사람은 보수의 성지인 대구경북(TK)의 표심을 두고 감정싸움까지 벌였다. 유 후보 캠프의 지상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전날 홍 지사의 ‘살인범도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게 TK 정서’ 발언에 대해 “과연 위법행위로 재판 중인 막말 후보다운 발언”이라며 “재판 중에 나오신 것을 보니 의지는 대단하다”고 비판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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