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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3’ 당시 19대 대선후보들은 뭘 했을까

문민정부 첫해 1993년

부산내 인권 사각지대 노동 변호사 문재인

컴퓨터바이러스 퇴치 민간대표 안철수

조폭에 돌진한 홍준표

주류경제학으로 재벌 비판한 유승민

노동운동 10년 수배 끝에 잡힌 심상정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서슬퍼런 군사 정권이 끝나고 첫 문민정부가 들어선 1993년. 20여년 후 대통령이 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 19대 대선후보들의 행적이 이채롭다. 20년도 훌쩍 지난 과거지만 이들의 행적은 지금과 그 맥이 통한다.

1993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부산서 노동자를 위한 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법조계에 따르면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가 맡고 있었던 변론 중 하나가 ‘방위산업체 근로자의 쟁의 가능 여부’ 문제였다. 문재인 대선후보가 속한 법무법인 ‘부산’은 당시 경남에 위치한 삼미종합특수강 노조대의원 근로자 16명에 대한 업무 방해 및 노동쟁의조정법 위반 사건 항소심을 변호하고 있었다. 당시 삼미종합특수강 노조원들은 사측의 임금 동결에 대해 쟁의를 진행했지만 당시 법조계는 “방산업체 근로자는 쟁의할 수 없다”는 논리로 이들의 쟁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당시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으로 한창 주가를 높이던 때였다. 1993년 안철수 대선후보는 130종 가량의 컴퓨터바이러스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백신IIIV130’을 무료로 배포했다. 안 후보는 당시 유행하던 PC통신 하이텔, 천리안 등에 바이러스백신을 공개했다. 1993년엔 개인용 컴퓨터가 본격 보급되고 PC통신 등 네트워크 발전으로 바이러스가 변칙적으로 무한 번식하던 때였다. 안철수 후보는 바이러스 백신을 배포하고 체신부는 컴퓨터바이러스를 만들거나 퍼뜨리는 것을 처벌하는 ‘통신이용자 보호세칙’을 입법화하는 양동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이때부터 강력계 검사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홍 후보는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 있으며 ‘빠찡코’ 대부로 불리던 정덕진을 구속수사 하며 이름은 전국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이때 홍 후보는 ‘가족을 몰살시키겠다’는 협박을 공공연하게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폭력배의 협박뿐 아니라 정관계와 언론 등 주류층 인사로부터 광범위한 압박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홍 후보는 ‘배후 못 밝히면 옷 벗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며 수사에 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유명 경제학자였다. 특히 1993년 당시 그의 연구와 관심사를 보면 현재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1993년 한 세미나에서 유승민 후보는 “과거 재벌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만들어진 경제력 집중은 한국경제의 건실한 발전을 저해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유 후보의 기본 기조는 경쟁을 유도하는 주류경제학적 견해 그대로였다. 1993년에는 삼성그룹의 자동차 산업 진출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현대차-기아차-대우차 등 당시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던 대기업들은 삼성의 자동차 산업 신규 진입을 저지하는 입장이었지만 KDI 소속 유승민 후보는 평소 소신대로 “삼성의 자동차 산업 진입 허용이 사회 편익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운동의 대모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993년은 잊지 못할 해다. 노동운동을 하다 법정에서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은 것이다. 구로동맹파업으로 10여년간 수배되며 피신하다가 결국 1993년 재판을 받게 됐다. 당시 집행유예의 이유는 1985년 구로지역 노조들의 동맹 파업 사건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미 1980년대부터 노동 운동의 스타가 된 바 있는 그는 1985년 서울노동운동연합의 창립에도 참가하기도 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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