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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경쟁에 내몰린 게임업계.. M&A는 필수 전략

바람의나라, 애니팡 같은 성공게임 사례는 대규모 제작비 강요당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불가능

게임 산업 자체가 '규모의 경제' 형태로 탈바꿈.. 더블유게임즈와 넷마블의 인수도 절박함 때문

텐센트도 과감한 M&A전략으로 1위 업체로 도약





지금의 넥슨을 있게 한 ‘바람의 나라’나 한 때 국민게임으로 불렸던 ‘애니팡’은 개발 당시 10명 미만의 인력이 투입됐을 정도로 조촐했다. 개발비도 수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바람의 나라는 PC게임 초창기에, 애니팡은 모바일 게임 초창기라는 시장 특성 덕분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시장이 성숙 단계에 이르자 성공의 법칙도 바뀌었다. 현재 PC게임 시장을 휩쓸고 있는 ‘오버워치’나 ‘블레이드앤소울’은 수 백 명의 개발진이 수 백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게임이다. 상당한 제작비가 성공한 게임의 필수조건이 된 셈이다.

제작비에 지적재산권(IP)이 결합되면 그 파급력이 더욱 커진다. ‘포켓몬고’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의 IP를, ‘리니지2 레볼루션’은 리니지 IP를 활용해 대박을 쳤다. 단순한 아이디어나 뛰어난 게임 개발자 몇 명 만으로 대박 게임을 만들어내기 힘든 구조가 된 셈이다. 무엇보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가 활성화 되면서 글로벌 게임사들과 실시간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게임업체들이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인 셈이다.

지난 18일 1조 원 규모의 M&A를 발표한 더블유게임즈가 더블다운인터랙티브를 과감한 레버리지 방식으로 품에 안은 것 또한 이 같은 게임 시장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다. 더블유게임즈는 자체보유 현금 3,500억원에 삼성증권 인수금융자금 2,925억원, 사모펀드 투자 3,000억원을 통해 이번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소셜카지노 게임이라는 장르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더블유게임즈로서는 언제나 지위가 불안했던 상황”이라며 “무리수라고도 볼 수 있는 인수금융방식으로 덩치를 키운 것은 언제든 시장에서 퇴출 될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는 이날 “더블다운인터랙티브의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일으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넷마블 또한 M&A를 통한 역량 확대 및 IP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넷마블이 올 들어 인수한 카밤 스튜디오는 헐크나, 엑스맨 등의 마블 소속 캐릭터가 등장하는 ‘마블 올스타 배틀’을 출시한 개발 조직이다. 넷마블은 카밤을 9,000억원 가량에 인수하며 일본, 동남아에 이어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지난 2015년 엔씨소프트(036570)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백기사로 참여해 엔씨소프트 측의 IP활용권을 얻기도 하는 등 지분투자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상장을 통해 2조5,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고 각종 인수금융 등을 통해 5조원 가치의 회사 인수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다 공격적인 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최근 몇년 간 일어난 M&A는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생존을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지금까지는 넥슨이 네오플, 게임하이 등을 인수해 국내 1위 게임업체로 덩치를 키웠으며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하며 글로벌 모바일게임사로서 한차례 도약했지만 대상이 모두 국내 업체였다. 하지만 이후 김정주 넥슨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손잡고 일렉트로닉아츠(EA) 인수를 추진 하고 넷마블은 지난 2015년 미국 모바일게임사 에스지엔(SGN)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모습에 나서고 있다.

실제 글로벌 최대 게임업체인 중국의 텐센트는 끊임없는 M&A로 덩치를 키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텐센트는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블리자드,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슈퍼셀에 수조원대의 지분투자를 해 현재는 압도적인 세계 1위 게임업체가 됐다. 국내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산업도 일종의 ‘규모의 경제’가 되면서 M&A가 없이는 언제든 시장에서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며 “국내 게임시장의 경우 5년전까지만 해도 대형, 중견, 소규모 게임업체가 골고루 분포했지만 이제는 3N(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이 게임 시장을 거의 독식하다고 할 정도로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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