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코스피 사상 최고...대선후 돈 어디로] 뭉칫돈, 환리스크에 손도 못대던 해외부동산펀드까지 군침

국내 초단기채펀드로 올들어 1조 몰려들어

신흥국 등 해외채권형펀드에도 7,713억 유입

23조 돌파한 고객예탁금, 증시 이끌 에너지 기대





해외 주식 역직구에 나섰던 직장인 이성철(34)씨의 수익률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지난달 매수한 테슬라 주식은 반짝 상승세를 보인 후 이달 들어 하락세다. 다행히 중국 텐센트가 오르며 원금 손실은 나지 않았지만 세금을 내면 본전 수준이다. 주요2개국(G2)의 대표 종목을 보유한 이씨의 투자철학은 명확하다.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고위험·고수익)’이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 주변으로 몰리고 있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시장의 트렌드가 바뀐다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본격화됐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주식활동계좌 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달궈진 시장을 보는 시각은 일단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5년과 같이 실적과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반으로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2017년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은 2005~2008년 대세 상승장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투자자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률에 대한 욕구를 키우며 위험에 대한 내성도 강해졌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던 투자에서 이제는 다소 위험을 수반하더라도 수익률을 높이는 투자로 투자패턴을 바꿨다.

위험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 것은 코스피가 고공행진을 해도 개인투자자는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는 시장구조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장의 과실을 따먹는 동안 개인은 시장 방향을 잘못 예측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외국인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정보기술(IT)·화학·철강 등 대형 수출업종과 금융 등 실적 개선 업종을 대거 사들이며 시장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경험에 근거해 코스피가 이번에도 박스권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고 하락장에 베팅하며 투자 손실을 키웠다.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기관과 외국인은 상승장에 베팅해 레버리지 ETF를 사고 인버스 ETF를 팔았지만 개인은 반대로 움직였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도 마찬가지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주식형 펀드의 누적 순유출 규모는 4,539억원에 이른다.



상승장에서 소외된 투자자들은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과거 장기 투자에 집착했던 펀드 투자도 초단기 투자나 고위험 투자로 방향을 돌렸다.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을 뺀 투자자들은 단기 상품으로 몰려갔다. 국내 초단기채 펀드로도 연초 이후 1조90억원이나 유입됐다. 전체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1조6,545억원이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만기가 1년 미만인 초단기채에만 투자하는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대로 예금 금리보다도 낮을 수 있지만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투기등급 수준인 신용등급 BB+의 회사채는 물론 대우조선해양 등 정리매매 회사채에 대한 단기 투자도 인기를 끌었다.

환율·금리 등의 위험요인에 꺼리던 해외 투자도 붐을 일으키고 있다. 안정성과 고금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신흥국 채권을 중심으로 해외 채권이 인기다. 해외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7,713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됐다. 부동산·에너지·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해외 특별자산 펀드로도 9,112억원이 흘러들었다. 국내 특별자산 펀드에서 186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돈을 묻어두더라도 해외가 유리할 것으로 투자자들은 판단한다. 홍콩H지수 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었던 주가연계증권(ELS)에도 다시 돈이 들어오고 있다. 1·4분기 ELS 발행액은 19조8,92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6% 늘었고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230%나 증가했다. 지나간 위험은 위험이 아닌 셈이다. 글로벌 증시 상승의 잔치에 왕따가 된 상하이A주에 대한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환리스크에 손을 대지 못하던 해외 부동산 펀드에도 올 들어 2,889억원이 유입됐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6% 하락했지만 해외 부동산의 인기는 가라앉지를 않는다. 금리 인상 전망에 한동안 리츠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일본리츠재간접 펀드의 경우 장기 수익률이 높아 올해 들어 다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계의 호조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IT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2%를 넘어서면서 연초 이후 자금이 645억원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상승장으로 돌아섰다고 판단될 때 증시 대기자금이 시장으로 흘러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23조원 수준인 고객예탁금은 주식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대기자금의 성격이 강하다. 넷마블게임즈 등 우량 공모주를 노리고 2,337만개로 사상 최고치까지 늘어난 주식활동계좌에는 상승장을 대비한 자금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들의 실적과 글로벌 경기가 맞물리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며 “다만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등 리스크 요인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주희·서민우기자 ginge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