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동차·조선 등 대규모 기간산업 황금기는 대략 20년 주기입니다. 앞으로 중국의 20년 산업 황금기를 이끌 키워드는 ‘항공’입니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500개에 달하는 공항을 만들 계획입니다. 25만명 이상의 항공 전문가와 관련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이 분야에 탁월한 역량을 가진 한국이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한중 경제포럼’ 연사로 나선 쉬창둥 미중투자기금이사국 주석은 “중국에 관심이 있다면 항공산업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서울포럼 2017’ 부대행사로 중국 최고 포털 사이트인 봉황망의 ‘봉황망중한교류채널’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쉬 주석 외에도 리웨이펑 중국과세계화연구센터(CCG) 사무국장, 옌웨하오 청두공업대 드론산업기술연구원 상무 부원장, 민원기 미래창조과학부 기획조정실장,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 등 중국 기업인과 정관계 인사, 한국 기업인 등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다소 경색된 양국 관계를 민간 차원에서 극복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한중 경제인은 모두 중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단계를 넘어 ‘경쟁력 있는 파트너사’로 삼는 ‘한중 협업 시너지’를 강조했다.
리웨이펑 사무국장은 “현재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고 한국과 중국 모두 기회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특히 경제회복이 더디고 보호주의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은 서로의 장점을 발휘해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해 국제적 지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양국 협력에 민감한 문제가 있지만 각국 민간 인사가 적극 교류한다면 한중 관계가 더 건강히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리웨이펑 사무국장은 “한국은 중국과의 교역관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 대단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부인이 이번 출장길에 한국 화장품을 사다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에 나 역시 한국의 대중 무역흑자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농담을 던져 좌중의 폭소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밖에 민원기 실장 역시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파괴적 혁신’으로 정의되는 4차 산업혁명은 한 국가 단독이 아닌 전 세계 협업을 기반으로 한 ‘브로드 밴드(Broad Band)’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소식을 중국에 전달해온 봉황망중한교류채널은 이날 포럼 전체를 생중계했다. 봉황망에 개설한 서울포럼 직보(直播·실시간 생방송 보도 페이지) 페이지를 통해서다. 한중 전문가들의 강연과 토론이 이어지면서 25만명(동시접속자 수 기준)이 넘는 중국 시청자들이 포럼을 지켜봤다.
강연 후 이어진 포럼에서는 양측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한중 경제포럼 기업설명회(IR)에도 참여한 이경환 더블에이치 대표는 “한중 양국의 장점을 중심으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은 뷰티·헬스케어를, 중국은 제조와 유통 인프라의 강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한중 합작 아이템을 만들어 발전시킨다면 지금보다 더 큰 4차 산업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옌웨하오 부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 정부와 민간 모두가 협력해야만 한다”며 “예를 들어 드론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기술뿐 아니라 드론 저공비행 시범지역을 지정하는 등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