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文정부 탈핵 공식화] ① 원전 11기 추가로 사라져...전기料 최대 34% 인상 요인 발생

■'脫원전' 정책 4가지 문제점

② '원전대안' 신재생에너지 비중 7% 불과...전력수급 차질 우려

③ LNG 발전 늘리면 온실가스 배출량 ↑...탄소감축 의무 부담

④ 美·日 쇠퇴로 원전수출시장 패권 잡았는데 '도루묵'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열린 고리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탈핵 정책을 밝혔다. 국내 최초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는 40년 만인 이날 자정을 기해 영구 정지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을 공식화했다. 당초 고리원전 1호기 하나에 불과했던 폐로 원전은 오는 2029년까지 12기로 대폭 늘어난다. 신규 원전 건설도 백지화된다. 공정률이 28%에 달하는 신고리 5·6호기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사 중단 가능성이 여전하다. 하지만 이번 ‘탈핵 선언’에서 원전 포기로 부닥칠 과제에 대한 해결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기요금 인상, 전력 수급 차질, 탄소배출 문제, 원전 수출 경쟁력 저하 등 탈핵으로 불가피하게 맞게 될 4대 난제에 대해 짚어본다.

◇발전설비 축소로 전기요금 인상=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부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탈원전 정책의 핵심은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의 가동을 멈추겠다는 것이다. 2015년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29년까지 폐로 계획인 원전은 고리 1호기 하나였다. 여기에 11개의 원전( 9,129㎿) 폐로가 추가된 것이다. 고리 1호기 발전용량(587㎿)의 15배 규모다. 신규 원전 8기(1만1,600㎿) 계획도 백지화된다. 가장 값싼 발전원인 원전의 감소는 곧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박찬국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원전 감소분을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으로 대체할 경우 약 28%의 발전비용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며 “여기에 신재생 발전의 간헐성에 대응하기 위해 백업설비 추가까지 고려하면 발전비용 인상 효과는 약 29~34%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 같은 인상 압력을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려 상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친환경 에너지 세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재편해 산업 부분에서 전력 과소비를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원전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비중 7% 불과=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더 큰 문제다.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에서 사라지는 발전설비 용량은 모두 2만729㎿다. 2029년 전체 발전설비 용량(13만6,553㎿)의 15.2%를 차지한다. 여기에 미세먼지 대책으로 줄어드는 석탄화력발전소를 더하면 발전설비 감소분은 급격히 늘어난다. 계획이 백지화되는 신규 발전소와 설계수명 도래를 앞둔 노후 발전소를 더한 석탄·화력의 발전설비 용량 감소분은 2만855㎿. 원전과 화전 포기로 사라지는 발전 용량은 전체의 30.5%(2029년 기준)에 달한다. 적정 예비율이 22%인 것을 감안하면 ‘블랙아웃’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빈자리를 신재생에너지로 메우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지만 이도 만만치는 않다. 2017년 현재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용량 비중은 전체의 7%에 불과하다. 문 대통령의 공약대로 2030년까지 이 비중을 20%까지 높인다고 해도 원전과 화전에서 사라지는 발전시설을 대체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원전 감소로 탄소 감축 의무 부담=더욱이 신재생에너지는 들쭉날쭉한 날씨 탓에 꾸준한 발전이 어렵다. 이 때문에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에는 대부분 ‘백업’ 발전소로 LNG 발전소가 따라붙는다. 문제는 탄소배출 ‘제로’인 원전을 줄이고 LNG 발전을 늘릴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히 늘 수 있다는 점이다. 파리 기후변화협약상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률은 2030년 배출 전망치(BAU) 대비 37%. 탈원전이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배출권을 사올 수 있지만 이는 다시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박 부연구위원은 “원전 대신 LNG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7차 대비 2029년 기준 약 3,120만톤 증가한다. 추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비용까지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 효과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너지는 원전 패권=탈원전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을 계기로 패권을 잡은 원전 시장에서의 우위도 잃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제1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을 세운 뒤 2009년까지 한국형 원자로 개발 등 원전 분야에 2조2,251억원을 투입했고 그해 UAE에 원전을 수출했다. 건설 수주 21조원에 운영 등에 따른 한전의 매출 54조원(60년 운영 기준)을 합하면 수출 실적이 75조원에 달한다. 영국마저 ‘뉴젠’ 프로젝트에 한전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원자력 진흥계획을 폐기하겠다고 공약했다. 그간의 노력이 허사가 된 셈이다.

/세종=김상훈기자 박형윤기자 ksh25t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