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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청년실업, 일자리동맹에 답있다]청년 취업정책 넘쳐나는데..기업-인재 매칭 '제로 수준'

<2>학생-기업 연결 못시키는 청년취업정책

예산 100억 따낸 대학도

취업센터는 유명무실

협력기업은 연봉 낮아

학생들 외면..속앓이

정부 추천 우수 중소기업

기업정보사이트선 낙제점

기업 "취업지원制 잘 몰라"





지난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 방문한 취업준비생들이 취업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는 73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잘 따내기로 유명한 A대학은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로부터 앞으로 5년간 받을 취업지원 예산만 100억원 가까이 된다. 주변 대학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정작 속은 타 들어간다. 그동안 학생과 기업의 매칭 실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A대학 취업센터장은 “취업센터는 사실상 자소서 클리닉이나 대기업 공채를 준비시켜주는 대비반에 가깝고 교육부가 지원해주기로 한 현장실습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라며 “실질적인 취업 연계가 가능한 고용부 장기현장실습사업(IPP)은 협력 기업의 연봉이 2,500만원 수준이라 신청자가 거의 없어 정부에 약속한 목표치에 한참 미달인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 전남 영암 대불산업단지 내 제조기업 A사의 김동주(가명) 대표는 어렵게 뽑은 신입사원들이 조기 퇴사하는 일이 잦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에서야 2년 이상 재직한 청년에게 약 1,200만원 이상을 성과보상금 형태로 지급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알게 됐다. 김 대표는 “미리 정책을 알고 있었다면 직원 구인이나 장기 재직 유도에 활용했을 것”이라며 “몇 명 안 되는 사무직 인력으로 상시 정부 정책을 확인해 신청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매년 합동으로 실시하는 청년고용정책은 34개에 달하지만 기업과 청년을 제대로 연결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의 수요자인 중소기업과 청년들은 정부의 정책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인식한다고 해도 정책에 호의적이지 않아 현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러 청년취업정책과 제도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은 대학의 취업센터에서도 똑같이 나온다. 서울 소재의 한 대학교 취업센터장은 “서울 지역 대학 취업센터 담당자 34명이 모여서 얘기해보니 청년 고용정책은 270개에 육박하고 예산도 2조2,000억원 정도 투입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하지만 정책에 참여할 기업을 찾는 것은 오로지 대학에 떠넘겨져 제도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담당자들은 바쁘다 보니 정책 설명을 잘 들으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각종 정책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허공을 떠도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정하고 있는 우수기업 제도도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고용부를 비롯해 중기청·여성가족부·환경부 등 정부와 서울시 등 주요 지자체가 우수 중소기업을 선별하는 브랜드만 46개, 기업 수는 5만개에 육박한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이런 기업들을 오히려 불신한다. 취업준비생인 이화여대 4학년 박수지(가명)씨는 “중소기업에 지원하려고 해도 고용부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이 잡플래닛 같은 기업 리뷰 사이트에서는 낙제점을 받은 곳도 많아 믿을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서울경제신문이 기업정보사이트인 캐치에 의뢰해 정부 추천 중소기업의 재직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박씨의 생각이 단지 개인적인 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고용부 청년친화강소기업(819개)의 만족도는 77.3점으로 오히려 사이트에 등록된 중소기업(6,700개)의 평균(78.4)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월드클래스 300 소속 기업(80개)은 75.1점으로 더 밑이었다.

기업들 역시 청년취업지원제도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제신문이 강소기업 198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정부의 청년 취업정책을 ‘조금 알고 있다(47.7%)’ ‘잘 모른다(18.2%)’의 응답이 ‘잘 알고 있다(34.1%)’의 2배에 달했다. 정책이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40%는 ‘대중적으로 홍보가 안 된다’고 지적했고 29.1%는 ‘학생들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백주연·박진용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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