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바이오 의약품이 중국에서 잇따라 임상시험을 승인 받는 등 중국 시장 진출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중국은 거대한 제약시장을 가졌지만 임상시험이 까다로워 글로벌 제약사들에게도 난공불락 지역으로 꼽힌다.
신라젠(215600)은 20일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으로부터 간암 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3상을 신청한 지 2년5개월 만에 임상시험 개시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임상 3상은 항암제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킨 슈쿠이 박사가 담당한다. 이번 승인으로 펙사벡의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국가는 전 세계 16개국으로 늘었다.
신라젠은 이번 승인으로 펙사벡의 출시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은 물론 중국 시장진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평가한다. 중국의 간암 환자는 44만명으로 전 세계 85만명 환자의 절반이 넘는다. 신라젠 관계자는 “중국이 2015년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의약품 법규를 개편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임상시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임상 신청에서 승인까지 2년5개월이 걸린 것은 상대적으로 짧게 기간으로 그만큼 ‘펙사벡’의 경쟁력을 입증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셀트리온(068270)은 중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의 임상 1상을 시작했다. 중국 식약국이 자국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에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임상 허가를 준 것은 셀트리온이 처음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4년 1월 램시마의 임상시험을 신청한 뒤 3년4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시작으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의 임상시험을 조기에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 제약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중국 의약품 시장은 연간 130조원 규모로 단일 국가로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한미약품(128940)도 차세대 폐암 치료제 ‘올리타’의 중국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한미약품 2015년 현지 제약사 자이랩에 올리타의 중국 판권을 기술수출 방식으로 약 1,000억원에 이전했다. 중국에 전 세계 폐암 환자의 절반이 있는 만큼 임상 3상을 통과하면 혁신적 폐암 치료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