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등 도서지역에 잇따라 공항 건설이 추진되면서 국내에서도 도서와 내륙 등을 잇는 50인승 소형항공이 활성화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형항공’ 사업은 항공기의 좌석수가 50인 이하인 항공기로 운영되는 사업을 말한다. 저비용항공사(LCC)를 포함해 일반항공 사업은 좌석수 51석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와 포항시는 최근 포항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소형항공사인 에어포항의 1호 항공기를 도입했다. 이번 에어포항 1호기는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CRJ-200 제트항공기로 길이 26.77m, 날개폭 21.21m, 높이 6.22m 규모의 50인승이다. 이 기종은 현재 전세계 60여개 항공사에서 1,000여대가 운항중이다.
에어포항은 지난 5월 국토교통부에 소형항공운송사업 등록을 마치고 항공운항증명(AOC)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운항증명을 취득하게 되면 오는 10월부터 포항-김포, 포항-제주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에어포항에 대해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은 오는 2023년 울릉공항 조성 이후 울릉도와 내륙을 잇는 관광 항공수요다. 울릉공항은 길이 1,200m의 활주로와 여객 터미널(연면적 3,500㎡)을 갖춘 바다를 메운 국내 첫 해상공항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울릉공항의 짧은 활주로 길이를 감안할 때 기존 일반 항공기의 이착륙은 불가능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릉과 포항·김포 등 내륙공항을 잇는 항공수요가 충분한데다 국내 15개 지방공항 가운데 제주·김해·대구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적자여서 틈새 소형항공 수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와 포항시는 각 20억원씩 40억원을 출자해 법인을 만든 뒤 에어포항을 합병한다는 방침이며 현재 이와 관련한 절차를 밟고 있다.
울릉도 외에 흑산도와 백령도에도 소형공항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전남 흑산공항은 2020년까지 총 1,833억원을 들여 흑산면 예리 일원에 조성될 예정이다. 활주로 길이가 울릉도 공항과 같은 1,200m로, 50인승 이하 항공기만 운항할 수 있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도 섬의 남측 방조제에 공항을 건설해 이르면 2020년 소형 민항기를 취항시킬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여객운수를 하고 있는 소형항공사는 강원 양양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코리아익스프레스’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 항공사는 현재 부정기 노선으로 김해(주 7회), 제주(주 7회) 및 일본 기타규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로프스크 등의 국내·국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울산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소형항공사인 프라임항공이 설립을 위한 자금모집을 진행중이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 가까운 일본도 50인승 이하 소형항공기가 관광 등 항공수요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이미 LCC와 고속철도 등이 활성화돼 있어 도서-내륙 노선 외에는 소형항공 수요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포항=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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