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경찰서는 6시간에 걸쳐 폭행하고 이 때문에 숨진 여신도를 야산에 묻은 혐의(살인 등)로 박모(40) 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암매장을 도운 박 씨의 부모와 아내, 피해자의 동생 2명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6월부터 경북 영주시의 한 원룸에서 아내와 여신도인 김모(57) 씨, 김 씨의 동생과 생활하면서 수시로 여신도들을 폭행한 혐의다. 박 씨는 지난 4월 11일 오후 3시께 폭행으로 정신을 잃은 김 씨를 욕실로 끌고 가 물을 뿌리고 재차 때리는 등 6시간가량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어 박 씨는 자신의 부모, 아내, 김 씨의 동생 2명과 함께 김 씨의 시신을 경북 봉화군의 한 야산에 몰래 묻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하루 2~4시간 가량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 동안 예배를 보면서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하면 귀신을 들어 순종하지 않는 것이라며 폭력을 행사했다. 박 씨는 김 씨를 암매장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상습적으로 신도들을 폭행했다. 경찰조사 결과 박 씨는 자신을 살아있는 하나님으로 신격화하고 주님이라 칭하는가 하면 신도들에게 기도를 하면 숨진 김 씨를 살려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의 이 같은 짓은 지난달 6일 폭행을 견디지 못한 김 씨의 여동생이 원룸을 탈출한 뒤 부산에서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30일 경북 영주의 다른 여성의 집에서 교주 행세를 하고 있던 박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박 씨의 여죄를 캐고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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