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살충제 달걀이 발견되면서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온라인몰 등 각종 유통채널들이 앞다퉈 달걀 판매 중단에 들어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은 즉석섭취식품, 반찬류 등 사실상 즉각 폐기해야 되는 제품이 많지만, 손해를 무릅쓰고서라도 고객 불안감 불식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시중에서 달걀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될 전망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전국 매장에서 일제히 달걀 판매를 중단하고 계란 제품을 매대에서 뺐다. 대상이 된 제품은 생란을 비롯해 계란이 들어간 즉석조리제품과 반찬류 등이다. 이들은 국산 계란에서도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즉각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대형마트 3사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가 결과가 나오면 순차적으로 판매 재개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생란은 유통기한이 남았지만 즉석섭취 제품이나 반찬류는 사실상 즉각 폐기해야 할 것 같다”며 “매장 내 빵집은 태국산 달걀을 쓰는 것으로 확인해 일단 판매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생란뿐 아니라 김밥, 샌드위치 등 즉석조리 식품도 판매 중단에 포함했다”며 “과자 등 가공식품은 일단 정부 검사 결과가 나온 뒤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달걀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대형마트뿐이 아니다. 농협하나로마트를 비롯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롯데슈퍼, GS슈퍼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각종 슈퍼마켓도 대형마트 결정 직후 생란과 가공란, 가정간편식(HMR), 도시락 등 달걀을 원재료로 한 상품들에 대해 발주·판매 중단 대열에 동참했다.
GS슈퍼마켓 관계자는 “현 제품들을 확인해 보니 따로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고객들의 불안감 불식 차원에서 판매 중단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CU 관계자는 “과자를 비롯한 가공식품은 제조사와 논의 후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살충제 달걀 충격은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까지 번졌다. 이마트와 함께 판매를 중단한 이마트몰은 물론 11번가, 쿠팡, 위메프 등도 모두 달걀을 팔지 않기로 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고객의 안전과 불안감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으며 정부 조사 결과 발표 이후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몇몇 농가 때문에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또다시 달걀 대란을 겪고 전부가 피해를 입게 됐다”며 “당분간 시장에서 달걀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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