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여배우들의 시나리오 기근 속에 올가을 스크린에는 중견 여배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영화 <희생부활자>와 <아이 캔 스피크>로 돌아온 두 중견 여배우, 김해숙과 나문희가 그 주인공이다. 그들은 오랜 시간 우리를 울고 웃게 해준 대한민국의 대표 연기자이자 국민 엄마였기에 10월 극장가를 찾은 두 배우를 향한 관객들의 반가움이 더욱 크다. 김해숙과 나문희는 그간 갈고 닦아온 연기 내공이 있어 가능한 캐릭터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먼저 김해숙은 영화 <희생부활자>에서 그녀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강렬하고 미스터리한 캐릭터, 희생부활자(RV) ‘최명숙’을 연기한다. <희생부활자>는 전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희생부활자(RV)란 억울하게 죽은 뒤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사람을 일컫는 말로 김해숙이 분한 ‘명숙’은 7년 만에 살아 돌아와 가족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물론 아들 ‘서진홍’ 검사를 공격해 주위를 큰 혼돈에 빠지게 만든다.
김해숙은 수많은 작품에서 엄마를 연기했지만 ‘명숙’에게서 가장 충격적인 모정을 느꼈다고 전했다. 아들을 끔찍이도 아꼈지만, 아들을 위협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동시에 보여줘야 했기에 그녀에게도 ‘명숙’을 연기하는 건 어려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죽음 이후 살아 돌아온 ‘명숙’의 차가운 눈빛과 일순간 돌변하는 표정 연기로 캐릭터를 사실감 있게 완성해냈다.
또 다른 국민 엄마 나문희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지난 9월 먼저 관객과 만났다. 나문희는 20년 동안 수시로 구청을 드나들며 할 말은 하고 사는 도깨비 할매 ‘나옥분’으로 분했다. 민원왕이자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그녀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희생부활자>는 오는 10월 12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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