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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등기이사 선임 1년] 이사회에 메스·혁신 DNA 세력 대거 중용할 듯

위기에도 하만 인수 등 정공법

31일 이사회후 조직개편

외국인 이사회의장 여부 주목

자사주 매입규모 대폭 확대

주주가치 제고·경영권 방어





딱 1년 전인 지난해 10월2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임시주총. 이날 이재용(JY) 삼성전자 부회장은 등기이사에 선임됐다. 이는 이 부회장이 이사회 멤버로서 경영상 결정에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 외에도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지였다. 당시 삼성은 위기 그 자체였다.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문제로 신뢰도가 추락했고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면서 조직이 흔들렸다.

위기를 맞아 정공법을 택한 이 부회장은 삼성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혔다. 주총 한 달 뒤인 11월 전장부품업체 하만 인수 발표로 글로벌 전자업계를 놀라게 했고 스마트폰 사태도 과감한 수습책으로 빠르게 시장 신뢰를 회복했다.

하지만 ‘이재용의 삼성’은 여전히 혹독한 시험대에 서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암초에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 △이사회 개혁 △신수종 사업 발굴 등이 모두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삼성의 한 고위인사는 “이사회(31일)를 기점으로 단행될 경영진과 조직 개편이 ‘뉴 삼성’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 의장에 외국인 앉혀 개혁 기치=이 부회장은 평소 이사회가 단순히 상정 안건을 통과시키는 요식적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피력해왔다. 여기에는 선대와는 다른 선진 경영의 제도화를 통해 삼성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시선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가 녹아 있다. 이 부회장도 2010년부터 올 초까지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 지주회사인 엑소르(Exor)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속한 삼성전자 이사회에 메스를 들이댐으로써 대내외에 개혁 의지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그간 이사회 개편 작업을 착착 진행해왔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외에 사내이사는 물론 사외이사도 이사회 의장이 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꿨다.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이 최고경영자(CEO) 출신 외국인을 이사회 의장에 ‘모시기’ 위해 물밑 작업이 한창이라는 말이 나온다. 특히 공신력이 높은 외국인이나 사외이사를 최고의사결정기구에 앉히는 일은 ‘컨트롤타워’ 설립과도 맞물린다. 컨트롤타워를 지원하고 견제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 힘을 실어줘야 컨트롤타워 부활에 대한 비판을 비켜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임원은 “만약 이사회 의장에 외국인이 앉게 되면 투명성 제고뿐만 아니라 온갖 분란의 원인을 제공했던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데도 유리한 측면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 가치 제고·경영권 방어 양수겸장=지난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7조원 남짓이다. 현금배당(약 4조원)까지 합치면 순이익의 절반인 11조원을 주주에 돌려줬다. 올해 순이익은 40조원이 넘어 배당이나 자사주 규모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주주 환원 정책으로 주주 맘을 사는 한편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지분율을 끌어올려 ‘극히 적은 지분으로 공룡을 거느린다’는 여론 부담도 덜 것으로 보인다.

미래사업 모색도 필수다. 이 부회장은 2014~2015년 방산·화학 계열사 정리를 통해 전자·금융·바이오 등 신수종 사업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하만 인수 이후 삼성의 ‘씨앗 뿌리기’는 멈췄다. 먹거리 발굴은 인사와도 연계된다. 하만의 전장사업부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안에 있는데 전장사업을 강화하면 당연히 인력 재배치 등 조직 개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전자 업계의 한 고위 인사는 “과거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만 빼고 다 바꿔’로 상징되는 ‘신경영’으로 혁신을 주도했던 것처럼 차세대 리더십이 어떻게 구현될지에 따라 삼성의 미래가 달렸다”며 “이 부회장으로서는 혁신 DNA를 갖춘 신진세대를 중용해 자신의 체제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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