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승인하자 아랍권을 넘어 서방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쏟아졌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6일 밤(현지시간) 밤 성명을 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 모두의 열망이 이뤄져야 하고 두 국가의 미래 수도로서 예루살렘의 지위 문제는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려는 미국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중동의 평화를 기대하는 관점에서도 이 결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유감스럽다”면서 “프랑스는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역행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동과 아랍권에서는 강도 높은 비난과 규탄이 일었다. 요르단정부 대변인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대사관을 그리로 이전하는 결정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 위반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셰이크 모하마드 빈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외교장관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내려진 사형선고”라고 표현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소셜미디어에 “무책임한 그 발표는 국제법과 유엔 결의에 위배된다”고 올렸다.
이집트 외교부도 미국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이전 계획을 거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아랍권에서 민중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 대신 완곡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조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 실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줄곧 말했다”면서 “예루살렘은 당사자 쌍방의 직접 협상으로 풀어야 할 마지막 단계의 과제”라고 말했다.
/허세민 인턴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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