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네이버. 강남역 근처 맛집 좀 찾아줘.”
네이버가 질문의 맥락을 이해해 적합한 답변을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음성인식 검색 서비스를 내놓았다. 검색창에 글자를 입력하지 않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는 22일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업데이트를 통해 이 같은 음성검색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나온 검색 서비스는 네이버의 AI 플랫폼(기반 서비스)인 ‘클로바’의 음성인식 기능과 ‘네이버i(아이)’의 대화 시스템이 더해져 사용자의 질문 맥락과 의도를 알아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검색 아이콘을 누르지 않더라도 음성으로 호출할 수 있는 기능도 담겼다. 사용자가 ‘안녕 네이버’나 ‘헬로 네이버’ 등 호출 명으로 음성검색 서비스를 바로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단순히 검색뿐만 아니라 뉴스 읽기, 외국어 번역(파파고), 페이지 이동, 화면 캡처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됐다.
삼성전자(005930)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부터 탑재한 ‘빅스비’와 같은 AI 비서가 네이버 검색창을 통해 구현된 셈이다.
서희철 네이버·클로바 대화시스템 리더는 “세계적으로 음성검색과 관련한 사용자의 수요가 높아지고 업체 간 경쟁도 심화하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모바일 환경에서 많은 사람이 쉽게 최신 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AI 기반 음성검색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스피커, 차량 등 여러 기기와 공간에서 쓰일 수 있어 전 세계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투자에 힘쓰는 분위기다.
구글은 이미 자사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에 음성검색이 가능한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본으로 넣고 있다. 삼성전자도 AI 비서 빅스비를 활용한 음성검색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다. 카카오(035720)는 내년 중 자사의 AI 플랫폼 ‘카카오i(아이)’를 활용한 음성검색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열린 구글 개발자 회의 기조연설에서 순다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모바일 검색 중 20%가 음성검색”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2020년이면 음성검색 비중이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류민호 호서대 기술전문경영대학원 교수는 “음성검색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기존 구글, 네이버, 카카오 같은 사업자에서 아마존, 애플, 삼성전자, SK텔레콤(017670) 등 다양한 기업까지 뛰어드는 무한 경쟁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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