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비밀’로 유명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신간 소설로 돌아왔다. 소설 ‘눈보라 체이스’는 스키장을 다녀온 후 갑자기 살인용의자가 되어버린 주인공 와키사카 다쓰미가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스키장에서 만난 미인 보더를 찾아 나서며 시작된다. 전국 굴지의 스키장인 사토자와 온천으로 향하는 다쓰미와 그를 쫓는 형사들 그리고 스키장 결혼식으로 지역 홍보 기회를 노리는 온천마을 사람들의 속사정이 교차하며 긴박감 넘치는 전개 된다.
‘백은의 잭’, ‘질풍론도’에 이어 국내에 소개되는 세 번째 설산 시리즈 작품인 ‘눈보라 체이스’는 이름 그대로 눈보라 속에서 경쾌하게 질주하는 스노보드를 닮았다. 뜬금없이 누명을 쓴 주인공, 그리고 윗분들 알력 다툼에 어쩔 수 없이 몰래 그들을 뒤쫓게 된 형사들, 그런 그들과 얽히는 스키장 마을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에 따라 움직인다. 거대한 스키장 안에서 아주 작은 단서 하나로 서로를 쫓고 피하는 추격전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내달리듯 전개되며 읽는 이마저 그 속도감에 휩쓸리게 만든다. 잡힐 듯 잡히지 않을 듯 어른거리는 ‘여신’에 대한 궁금증까지 겹쳐져 더욱더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한다.
<눈보라 체이스>는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만드는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장기가 한껏 발휘되어 있는 작품으로, 설산 시리즈 작품 중 가장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설가 중 한 명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소설 작가이면서도 폭넓은 작품세계로 호평 받는 작가다. 그의 소설에서 ‘여성’은 소재나 주제로 많이 쓰이며 사회적 문제나 성정체성 등을 자주 다루며 문제의식을 잘 부각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겨울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가 묘사하는 스노보드의 쾌감과 거대한 스키장의 풍경 또한 이 책의 즐거움 중 하나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