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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기업인|댄 슐먼, 결제의 흐름에서 이익을 창출하다

올해의 기업인 8위 댄 슐먼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도 1월 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해보자. 포춘은 매년 12월 ‘올해의 기업인’을 선정할 때. 제 할 일을 한 CEO들에게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춘다.

철저한 검토 과정을 거쳐 이익, 매출, 주가의 12개월 및 36개월 연속 증가를 기준으로 기업 순위를 정한다. 거기에 자본이익률 같은 요소들을 포함시켜 평가를 더욱 엄격히 한다(12개월 결과값에 더 많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건 현재 정상에 오른 기업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반면 36개월 결과값을 포함하는 이유는 그저 운 좋은 한 해를 보냈을 수도 있는 기업들을 제외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단순히 수치만 보는 건 아니다. 포춘은 비전을 가진 CEO들에게 더 많이 끌린다. 그들은 자신의 기업을 넘어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들이다. 다음 페이지부터 등장하는 20인의 스타 경영진은 그야말로 기업의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페이팔은 댄 슐먼과 함께 결제 시장 틈새 업체에서 주류 거인으로 진화했다. 포춘이 소셜결제 앱 벤모 Venmo가 모기업 같은 성공을 거두고, 페이팔이 금융 서비스 ‘민주화’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슐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페이팔 CEO 댄 슐먼 DAN SCHULMAN은 최근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에서 ‘카우보이 장화를 좋아하는 뉴저지 주 출신 신참’으로 통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슐먼은 페이팔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경영인으로 더 유명하다. 페이팔(2002년 상장 후 이베이에 병합됐지만, 2015년 다시 분사했다)은 닷컴 시대 인기 벤처 가운데 생존을 넘어 성공까지 거둔 드문 케이스다. 다시 독립 법인이 된 후, 페이팔은 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통신사 스프린트 Sprint와 버진 모바일 Virgin Mobile (초대 CEO를 역임했다) 등을 거친 슐먼을 CEO로 선임했다. 이후 그는 기민한 행보를 보였다. 페이팔은 플랫폼을 개방해 페이스북 같은 다른 거대 기업이 자체 결제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했다. 이 영리한 결정 덕분에 페이팔을 기본 결제 수단으로 선택하는 소비자가 더 많아졌다.

슐먼 선임 전에 인수한 회사들도 그의 지휘 아래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P2P 결제 앱 벤모가 마침내 창립자들의 약속을 실현하고 있다. 벤모는 최근에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신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가맹점은 수백만 개에 이른다. 벤모를 정기적으로 쓰는 개인 사용자 1,000만 명(추정치) 중 절대 다수가 무료 사용자인 것과 달리, 가맹점은 거래 수수료를 지불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슐먼은 이 모든 요인 덕분에 페이팔의 성장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팔의 지난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17% 상승한 108억 달러를 기록했다. 페이팔에 도전장을 던진 핀테크 기업이 얼마나 많은지를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성적이라 할 수 있다.

포춘의 마이클 레브-램이 (카우보이 장화를 신은) 슐먼을 만나 페이팔의 순항 비결과 슐먼의 경영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 은 인터뷰를 편집한 내용이다.







벤모 이야기부터 해보자. “이게 어떻게 돈이 되느냐”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아직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가장 단순한 비유를 들어 보겠다. 초창기 페이팔은 P2P 서비스였다. 이후 이베이에 인수되면서 이베이의 결제 시스템으로 변했다. 이후 이베이와 다시 분리됐다. 지금은 우리 상업서비스의 매출 87%가 이베이 외부에서 발생하고 있다.
벤모 [또한] P2P 서비스로 시작했다. 결제 내역에 태그를 달고 짧은 설명과 이모티콘을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소셜 결제 서비스에 가깝다. 전체 [결제]의 90%가 [벤모의 뉴스피드에] 공유된다.


벤모 결제의 90%가 외부에 공개된다고? 놀랍다.

그렇다. 벤모는 사회적 경험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친구들이 뭘 하는지, 어디 가는지, 누구랑 노는지 보려고 벤모 앱을 연다. 댓글 대다수가 재치 있고 재미있는 내용들이다. 나도 벤모 피드에서 같은 방식으로 교류를 하고 있다.
논리적으로 볼 때, 다음 단계는 앱을 개방해 기능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벤모를 써 보면, 사용자들은 밥값을 나누거나 집세를 낼 때 이 앱이 편리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렇다면 벤모에 결제 기능을 추가해 물건 값을 나눠 내거나 친구에게 결제 사실을 공유해도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미국 200만 개 업체에 벤모 기능을 개방했다. 과거 페이팔의 수익화 모델과 동일한 방식이다. 업체 측에서도 벤모를 굉장히 반기고 있다. 사용자가 구매 내역을 피드에 올리고, ‘내가 산 물건 멋있지?’라고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벤모의 SNS적 특성이 광고 같은 다른 흐름의 매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나?

그럴 수도 있다. 벤모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벤모는 홍보를 거의 안 했는데도, 오로지 입소문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규모가 충분히 커져서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사람들이 쉬운 송금을 위해 주변인들의 벤모 가입을 원하고 있다.
벤모가 제공하는 경험에 대해선 함부로 말하고 싶지 않다. 이 경험은 벤모의 철학에 부합하면서도 사용자들에게 완전한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나는 벤모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해주는 방식의 수익화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광고 등 눈에 거슬리는 방식의 수익화에 대해선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많은 거래 내용이 공유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꼈나? 그 정보를 통해 벤모의 주 사용자층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었나?

밀레니얼 세대는 나(슐먼은 올해 59세다)와 굉장히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 사생활과 공식적 삶의 경계가 많이 흐려진 세대다. 그래서 나는 자신의 송금 내용을 모든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욕구에 대해 그리 놀랍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벤모가 [단순한] 결제 서비스가 아닌 비결이다. 벤모는 경험이다. 많은 이들은 “이 세상엔 P2P 서비스가 많다”라고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다. 이 시장은 현재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벤모는 소셜서비스적 성격이 훨씬 강하다. 사용자들이 실제 결제보단 단순히 피드를 확인하려고 앱을 켤 때가 더 많다.


현재 결제 업계에는 수많은 경쟁 업체들이 있다. 벤모와 페이팔이 현재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3가지를 핵심으로 꼽고 싶다. 먼저, 디지털 결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P2P 거래 시장은 현재 350억~400억 달러 규모인데, 5~10년 안에 3,5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승자 독식 구도가 구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둘째, 우리는 유명 브랜드와 무명 업체 양쪽에 플랫폼을 개방했다. 모두가 경쟁자로 바라봤던 이들이 이제는 우리의 파트너다. 페이스북을 보라. 페이스북의 결제 관련 이니셔티브 상당수가 우리 플랫폼을 통하고 있다. 애플 페이도 50%는 우리 플랫폼을 거친다. 대형 은행들도 가입자에게 페이팔을 홍보한다. 그 결과 경쟁 환경이 격렬해지기보단 우리에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셋째, 결제 시스템은 결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선, 사용자가 몇 백만 명밖에 안 되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시스템 통합과 코딩에 시간을 소비하는 업체는 없다. 반대로, 100만 개 업체에서만 쓸 수 있는 결제 수단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도 없다. 그래서 규모가 필요하다. 상당한 규모를 지닌 쌍방향 네트워크를 마법처럼 만들어내야 한다. 벤모와 페이팔처럼 일단 규모가 갖춰지면,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난다. 우리는 1,700만 개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일반 고객은 2억 1,800만 명이고, 신규계정 수도 전년대비 거의 90%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페이팔의 또 다른 사업에는 국제 송금 서비스인 줌 Xoom도 있다. 이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정치적인 이유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보나?

국제송금은 매우 큰 시장이다. 현재 6,000억 달러 규모다. 여러 개도국 GDP에서 놀랄만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전체 송금액의 평균 8~10% 정도가 중개업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전자화 된 시스템을 활용하면 이 비율을 3~4%까지 낮춰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 그렇게 절감된 300억 달러를 이용하면 수천만 명을 빈곤에서 탈출시킬 수 있다.
우리가 (2015년) 줌을 인수한 첫 번째 이유는 시장이 굉장히 크다는 점 때문이었다. 둘째는 우리가 효율성·안전성·속도·비용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었다. 그 외에도 우리에겐 이 시장의 혁신 시점이 무르익었다는 판단이 있었다.


이제 정치적인 측면에 대해 묻고 싶다. 해외로의 현금 유출을 가로 막는 규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는 없나?

정치적인 변화를 예측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기업이 뒷짐만 지고 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자신이 믿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정부 및 규제당국과 파트너십을 구축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공공 부문이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민간 재원을 활용해 대응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나를 사회운동가형 CEO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나는 책임감 있는 경영인일 뿐이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HB2(트랜스젠더가 본인이 인식하는 자기 성별에 맞게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가 가결됐을 때,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기업이 페이팔이었다. 그 때문에 나는 엄청난 개인적 협박을 받았다. 그래서 목소리를 높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환경이 정치적으로 상당히 대립적인 건 사실이다. 그래도 책임을 방기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주주들의 말: ‘벤모해 줘’





페이팔의 P2P 결제 앱인 벤모는 큰 인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매출이 미미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벤모가 기업 회원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곧 매출이 일어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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