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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청불영화 ‘숲 속의 부부’ 전규환 감독 “노출 수위 타협?... 굉장히 위험해”

전규환은 남들과 똑같은 영화를 만드는 것을 완벽히 거부하는 감독이다. 또한 관객들을 새롭게 학습시켜야 하는 의무와 책임감을 지닌 현명한 필름메이커이다.

늘 새로운 영화 문법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은 전규환 감독이 여덟 번째 작품이자 故김성민 배우의 유작 ‘숲 속의 부부’ 로 돌아왔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숲속의 부부’는 세상 끝에 내몰려 스스로 붕괴하는 사람들(김성민, 황금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상 속 살인마가 되어버린 한 남자의 혼란을 금기를 넘어선 적나라한 살인행각을 통해 그렸다. 지난해 부천영화제 ‘부천 초이스-장편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되기도 했다.

영화 ‘숲 속의 부부’ 스틸/사진=트리필름




영화 ‘숲 속의 부부’ 스틸/사진=트리필름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숲 속의 부부’는 누군가에겐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운 영화’, 또 누군가에겐 노출 수위가 높은 영화로 기억될 듯 하다. 파격과 금기를 넘어선 최초의 한국 영화로 벌거벗겨진 채로 거대한 산 숲속을 하염없이 헤매이는 우리의 인생을 임팩트 있게 그렸다.

판타지 드라마. ‘모차르트 타운’, ‘애니멀 타운’, ‘댄스 타운’의 타운 3부작, ‘불륜의 시대’, ‘마이보이’, ‘무게’ ‘성난 화가’등의 메가폰을 잡았던 전규환 감독은 “노출 수위를 타협하는 건 결국 감독의 자기 검열일 뿐이다”고 일침 했다.

“제가 그렇게 표현하는 데 있어 영화의 미장센이 필요한 이유도 있지만, 감독이 연출하는 데 있어서 머릿속 이미지랑 타협을 한다는 건 결국 검열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림을 예로 들면, 여기서 이 물감을 쓰세요. 요 정도까지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란 말과 같으니까. ”

전규환 감독은 늘 새로운 시도와 장르적 한계를 넘는,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늘 상업영화보단 예술 영화쪽에 마음이 갔다. 남들이 안 해보는 문법으로 영화를 해보고 싶었고, 배우들도 관습화된 연기를 벗어났으면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전규환 감독 /사진=조은정 기자


“상업 영화는 많은 관객들이 보니까 절충하고 타협을 할 수 있어요. 전 많은 이들이 하는 상업영화가 아닌 나만의 시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영화에 노출이 있으니까 야하다. 자극적이다고 말하기도 해요. 하지만 제가 아름다운 여체를 그린 적도 없었고, 제 생각을 표현할 뿐입니다. ‘이건 과한 노출이다’는 생각으로 수정을 해야겠다고 생각 했다면, 창작하는 사람에 있어서 굉장히 위험한 생각 아닐까요. 내가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데, 이건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매체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거야 라고 지레 짐작하면서 검열을 한다면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겠죠. ”

좋은 영화가 나오기 위해서는 자본의 영화, 즉 상업 영화만 만들고 소비해선 안된다. 그 역시 “필름메이커는 관객들을 학습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고, 관객 역시 또 다시 필름메이커를 학습시켜야만서로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관습화된 문법의 영화는 많이 봐 오셨고 학습도 많이 됐으니까 색다른 영화를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는 작가 영화가 없다고 해요. 다 이유가 있어요. 상업영화를 관리하는 유통업자, 언론 들이 자본에 빠져서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으니까요. 다양한 영화가 나오지 않는다는 건 슬픈 일이잖아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인스턴트 라면만 있다고 생각해봐요. 아니잖아요. 세상에 얼마나 좋은 음식이 많은데 맛보지 못하게 한다면 어떨까요? 다양하게 음식을 먹듯이 다양한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어요.”

한편, 영화 ‘숲속의 부부’에는 故 김성민, 황금희 윤동환 조혜정 등이 출연한다. 오는 2월 15일 개봉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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