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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백' 힐리앤서스 매물로

무리한 사업확장에 자금난

예상 매각가격 50억~70억





여배우들의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디자이너 핸드백 브랜드 힐리앤서스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다이애나백’ ‘캐리백’ 등으로 더 알려진 힐리앤서스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뉴욕 컬렉션에 진출하기도 했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자금난을 겪으며 지난해 11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매각이 추진된다.

2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힐리앤서스 매각주관사 회계법인길인은 오는 6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 받아 2주간의 실사를 진행한 뒤 22일 본입찰을 치를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설립자이자 대표 디자이너인 남혜령(Kelly Nam)씨가 보유한 지분 100%로 예상 거래대금은 50억~70억원 수준이다.

힐리앤서스는 국내 토종 브랜드로 지난 2011년 9월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매장을 낸 데 이어 뉴욕·홍콩 등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관심을 끌었다. 악어·뱀피 등 모든 제품의 가죽을 이탈리아에서 100% 공수해 독특한 텍스처의 엠브로이더리 공법으로 제품을 생산했다. 명품백들과 같은 공정 라인을 거치는 데 비해 가격이 100만원 수준으로 저렴해 인기를 끌었다. 소녀시대 서현, 슈퍼주니어 최시원, FT아일랜드 이재진을 비롯해 황정음·김혜수 등 유명 연예인들의 패션 아이템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남 대표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결과 자금난이 시작됐다. 남 대표는 매출의 대부분을 다시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꾸려갔고 연간 50억원 수준의 매출 대비 순이익은 2억원도 채 되지 않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2015년에는 롯데백화점이 롯데면세점 입점을 계기로 최초로 국내 브랜드 힐리앤서스 인수를 추진했지만 최종 의사결정 단계에서 무산됐다. 힐리앤서스는 롯데면세점 입점 5년 만에 철수하기도 했다.

잠재적 인수 후보로는 국내 패션업계의 전략적투자자(SI)들이 거론된다. 중국시장에서 성장성이 기대될 뿐 아니라 전문 경영인이 꾸려간다면 충분히 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판매·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 기존의 동종 업체가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힐리앤서스는 이미숙·황정음 등 유명 배우들의 ‘머스트해브’ 아이템으로 등극하며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국내 패션 대기업이나 전문기업 등이 인수할 경우 재무구조 개선, 유통망 확보 등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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