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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덫 벗어야 '한국드론' 뜬다

서울경제-드론산업진흥협회 주최 포럼 '한국형 자율비행 드론 포럼'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드론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도 실전에 응용하지 못해 다른 나라에 추격당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렵사리 기술을 개발해도 규제의 덫에 걸리거나 투자부족으로 뒤늦게 뛰어든 글로벌 기업들에 시장을 내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류봉균 에피사이언스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공동 주최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형 자율비행 드론 포럼’에서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주목받은 인텔 ‘슈팅스타’의 군집드론 비행기술은 사실 우리나라 드론 기업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으로 우리 회사와 드로젠이 지난 2014년부터 비행 테스트를 해왔다”며 “각종 규제에다 투자마저 뒤따르지 않으면서 우리 드론 기술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역시 자체 예산으로 2013년 실내 군집드론 기술을 개발했고 2016년에는 인텔과 같은 실외 군집드론 기술을 확보했다. 드론택시의 핵심 기술인 수직이착륙도 우리나라가 2012년 세계 두 번째로 확보했지만 비슷한 이유로 상용화에 실패했다. 드론 산업이 활성화되려면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규제의 덫에 걸려 저변 확대가 막히고 시장 성장지체로 투자가 부족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동윤 특허법인 무한 변리사는 “고층건물이 있는 지역이라도 학교 운동장이나 공터에서 드론을 띄우면 사생활 침해와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하지만 현재 도심지역은 일부 강변을 제외하면 비행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일괄적인 규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항공안전법상 드론 비행은 △비행금지구역 △공항 주변(관제권) △고도 150m 이상 △행사장 등 인구밀집지역 △야간비행(일몰 후~일출 전)△가시권 밖 비행 등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네거티브 방식 적용 등 파격적인 규제 완화 정책으로 산업 육성의 길을 터준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드론 운용주체가 연방항공국(FAA) 검사 면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며 드론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드론 업체 1,200여곳 중 이익을 내는 업체는 30여곳에 불과하다. 박춘배 드론산업진흥협회 부회장은 “중국이 민간 드론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산업용 드론의 경우 풀어야 할 기술적 과제들이 남아 있어 우리 기업들에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규제 완화 등 한국형 자율 드론을 포함한 산업용 드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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