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제넥신(095700)이 2,500억원 규모 초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매년 적자를 보이는 제넥신이 대규모 자금조달로 임상, 연구개발(R&D)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 유치로 미국 자회사 NIT(NeoImmuneTech)의 추가 지분 인수와 R&D 비용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20일 제넥신은 운영자금과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400억원, 600억원씩 총 2,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또 운영자금 500억원 조달을 위해 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가액은 10만2,680원이며 만기일은 오는 2023년 5월 18일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우선주 형태이며 주식의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연 1%로 최저배당률을 정했고 주당 9만100원으로 이날 종가에서 15.7% 할인됐다. 보통주 전환은 2019년 5월18일부터 2023년 5월17일까지다
유상증자에는 유한양행과 키움증권, 키움 프라이빗에쿼티,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인베스트, KB증권, 라임펀드,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의 사모투자펀드 등이 참여했다.
이번 투자금은 임상 비용과 미국 관계사 NIT 지분 매입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NIT는 제넥신과 함께 면역항암제 하이루킨(HyLeukin)을 개발하고 있다. 하이루킨은 차세대 면역 항암 치료제로 기능과 생산성을 향상시킨 제넥신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하이루킨은 국내 1b상 승인을 받았고 미국에서 교모세포종 대상 임상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제넥신은 항체 융합기술 및 면역 치료 기술 기업이다. 2012년 중견 제약사 한독이 지분 19.72%와 CB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제넥신은 소아 및 성인 성장호로몬 결핍 환자 대장 지속형 성장호르몬(GX-H9) 임상 2상과 유럽 및 국내에서 자궁경부전암 치료백신(GX-188E) 임상 2상과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약처로부터 지속형 빈혈치료제(GX-E2)의 국내 임상 3상 승인을 받기도 했다.
제넥신은 아직 R&D 중심 기업으로 현재까지 꾸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자금조달로 국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임상도 순조롭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넥신은 지난해 영업손실만도 26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만 193억원을 보이는 등 전년에 이어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제넥신은 2015년을 제외하고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는 등 대규모 임상과 R&D로 자금조달 수요가 꾸준히 있었다. 제넥신은 2016년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통해 6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한편 네이처셀은 전일보다 0.23% 오른 4만3,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인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시판 허가가 무산됐다는 소식에 가격제한폭(29.9%)까지 하락하면서 하한가를 쳤지만 저가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하루 만에 소폭 반등했다. 셀트리온도 전일 하락에서 반등세로 돌아섰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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