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을 이틀 앞두고 두산베어스가 재원 마련을 위해 200억원이 넘는 유상증자에 나섰다. 모기업의 유동성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인 두산베어스의 부채 규모는 이미 700억원을 넘은 상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베어스는 21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395만155주를 발행하고, 주당 발행가액은 5,000원이다. 증자 방식은 제3자배정 형태로, 두타몰이 영위하고 있는 보험대리점업을 현물출자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위해 외부평가법인을 통해 평가한 보험대리점업 사업의 가치평가액이 216억원에 이른다.
두타몰은 (주)두산과 합병 예정으로, 합병에 따라 두타몰의 지위를 승계한 (주)두산이 실제 현물출자를 이행하고 신주를 인수한다. 두산이 100% 보유한 두산베어스의 지분율은 변동이 없다.
프로야구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스포츠지만 대부분의 구단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자유계약(FA) 선수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외국인 선수의 연봉도 해마다 상승하는 등 구단들은 재원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계열사 등으로부터 광고비 등의 명목으로 해마다 지원을 받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두산베어스의 경우 주요 스폰서인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등이 최근 몇 년간 실적이 좋지 않다.
일부 구단은 재원 마련을 위해 심심찮게 증자에 나서는 실정이다. 두산베어스는 지난 2014년 4월에도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고, 롯데자이언츠는 지난 2016년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LG트윈스 등의 프로팀을 운영하는 LG스포츠도 2013년 600억원 규모의 증자에 나섰고, SK와이번스 역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012년 12월 4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적자가 누적되다 보니 프로야구 구단 상당수는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 2016년 말 기준 기아타이거즈(-26억1,200만원), SK와이번스(-43억4,600만원), 삼성라이온즈(-46억3,00만원), 넥센히어로즈(법인명 서울히어로즈, -57억8,800만원) 등 4개 구단이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두산베어스의 경우 자본잠식은 아니지만 부채가 717억5,800만원으로 부채비율이 700%에 육박한다. 이번 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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