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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삼성 미래' 기대·지배구조 연결 대장주로...비전 담았나. 과속인가

바이오시밀러 시판 예정에 셀트리온 제쳐

사업 재편 기대감에 덩달아 오르는 삼성물산

바이오업종 거품 꺼지면 타격 우려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코스피시장에서 셀트리온(068270)을 제치고 바이오 대장주로 올라섰다. 지난 2016년 11월 상장한 후 1년 5개월여 만에 바이오 업종의 선두 기업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률은 305%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을 보는 시선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반도체에 이은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정작 펀더멘털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주가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오히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면서 전자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그룹의 미래 전략을 재편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바이오 업종 전반에 불고 있는 거품 경고도 부담스럽다. 자칫 바이오 거품이 터질 경우 삼성그룹의 ‘비전’은 기대보다 미뤄질 수밖에 없다.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개장 직후 60만원까지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상승 폭이 줄어들면서 3.74% 오른 58만3,000원으로 거래가 마감됐지만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38조5,742억원으로 기존 코스피 3위인 셀트리온(37조1,679억원)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에도 주가 상승률이 장중 한때 6%를 넘어선 바 있다. 이틀에 걸친 주가 급등은 표면적으로는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의 유럽 시판 계획에 힘입은 것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6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중으로 총 4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시판하게 됐으며 지난해 말 완공된 3공장이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장 가동에 대한 우려도 풀렸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정작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를 자극한 것은 ‘임랄디’도 ‘제3공장’도 아니었다. 1년 넘게 이어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 뒤에는 삼성그룹의 미래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신사업 육성이라는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바이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뛸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물산(028260)으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의 시나리오가 대두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 삼성생명 지분 19.4%, 삼성전자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17.1%)로 삼성 그룹사 중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회사이기도 하다.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지분을 늘려야 하는 상황 탓에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고 대신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점쳐졌었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취약한 고리를 가지고 있다.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만 넘겨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8.23% 중 3~4%만 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8.45%에서 14%가량으로 하락할 수 있다. 다만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삼성SDI·삼성SDS 등 다른 계열사 보유 지분을 모두 활용하면 삼성전자 주식 대부분을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또 이 경우 삼성전자가 오너의 지배구조 강화에 활용된다는 점이 삼성그룹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자칫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또 꼼수를 쓴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 현재 국회에 발의된 지주회사 규제 강화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 중 하나가 삼성물산이 바이오에피스의 지분 30% 이상을 매입, 바이오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바이오에피스의 주식을 매입할 계획은 없다”고 10일 공시했다. 이처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사업 개편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삼성물산 주가에는 이미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이날 삼성물산도 장중 한때 6% 가까이 오른 끝에 전일보다 3.97% 상승한 14만4,000원에 거래됐다.

이 같은 이유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관심이 꺼지지 않고 있지만 문제는 앞서도 지적했듯 바이오 업종에 낀 거품이다. 구체적인 실적보다도 미래 성장에 대한 전망만으로 시가총액 상위 리스트에 오른 바이오 기업들이 추락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자들과 함께 삼성그룹의 청사진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삼성바이오로직스만 해도 올해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가 1,200억원대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여러 증권사를 돌며 받은 주식담보대출 자금으로 다시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부양한 바이오 기업들이 여럿”이라며 “정보기술(IT) 버블 때처럼 급락할 가능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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