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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지론 필요없다"는 한국GM…산은 '협상 주도권 뺏기나' 촉각

정부·채권단 협상서 우위 노림수

부품대금 등 부담 요구할수도

이달 경영실사 마무리 어려워져





한국GM이 지난달 산업은행에 요청했던 브리지론 지원 요청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장 잔류’에 무게를 두고 진행됐던 산은과 GM의 협상이 난기류를 만나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산은과 정부 등에 따르면 GM은 지난달 산은에 4월 중 퇴직금 지급 목적으로 브리지론을 요청했었다. 퇴직금 지급에 필요한 4억5,000만 달러(약 5,000억원) 중 산은의 한국GM 지분(17%)에 해당하는 약 850억원가량을 빌려달라는 요구였다. 산은은 “경영 실사에 대한 GM의 성실한 협조 등을 전제로 지원에 나설 수 있다”면서 지원 요청 수락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GM의 태도가 달라졌다. GM이 산은 지원 없이 자체 자금으로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해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GM 측에서 산은의 도움 없이 퇴직금을 전액 지급하겠다고 밝혀와 브리지론 지원도 없던 일이 됐다”고 설명했다.



산은과 정부는 GM의 달라진 태도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GM이 브리지론을 요구한 것은 자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산은과 일종의 ‘채무관계’를 맺어 구속력 있고 속도감 있는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입장을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산은은 브리지론의 대가로 GM 부평 공장을 담보로 잡을 예정이었으나 이 같은 구상도 사실상 무산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GM은 전 세계 정부를 상대로 수차례 협상을 거친 협상의 달인”이라며 “필요도 없는 브리지론을 요청했다가 다시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은 모두 일종의 협상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GM이 퇴직금을 전액 부담하는 대신 공장을 계속 돌리기 위해 필요한 부품 대금 등의 부담을 산은에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퇴직금은 일회성 자금이지만 부품 대금은 공장을 돌리는 한 계속해서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산은 입장에서는 실사 및 협상 기간을 더 늘려가기가 어렵게 된다. 한국GM은 매달 평균 약 3,000억원을 협력사에 부품 대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GM이 두 달치 부품 대금 지원만 요청해도 산은의 부담액은 1,02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산은과 GM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경영 실사는 이달 중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GM 실사는 오는 5월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은과 GM 협상의 핵심인 자금 지원 규모와 방식에서 양자가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설상가상으로 GM 노조마저 강공을 이어가고 있어 GM 본사가 잔류에서 철수로 방향타를 급선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노조와 면담에서 “오는 20일까지 자구안을 내놓지 못하면 각종 대금 지급이 어려워 부도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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