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지난 5월 발행된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를 기초자산으로 한 ABCP에 유안타증권 등과 함께 투자했다. 신영증권은 이달 14일 현대차증권과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21일까지 현대차증권이 신영증권으로부터 ABCP를 매수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ABCP가 발행된 지 3일 만에 기초자산 부도가 발생했고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1,645억원은 오는 11월 만기 시점에 ABCP가 상환되지 않을 경우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신영증권 측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ABCP 기초자산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지자 매수 결제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신영증권은 현대차증권의 매수주문 증빙 등이 담긴 법무법인의 검토 의견서를 제시하는 등 수차례 이행을 촉구한 반면 현대차증권은 거래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혀 소송으로 번졌다. 현대차증권은 K-Bond를 통하지 않은 사적 거래라며 예약매매에 불과해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영증권 측은 “장외 시장에서의 매매는 K-Bond뿐만 아니라 메신저·전화 등 다양한 통신 수단이 활용되고 있다”며 “신용이 생명인 금융시장에서 현대차증권의 매매계약 결제 불이행 건은 자본시장 질서를 흔드는 심각한 모럴해저드라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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