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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괜찮나] 中 넘어간 韓 엔지니어 삼성에 비수 … 4~5년 격차도 낙관 못해

■ 中 변수, 어떤 영향줄까

中, 담합 혐의 씌워 자국시장 보호

소재·장비업체까지 통째 사들여

시장진입 전에 강력한 라이벌로

스마트폰 일부 스펙 中이 앞서

반도체 4~5년 격차도 안심못해





중국은 삼성전자에 ‘메기’ 같은 존재다. 일단 중국은 부품(반도체·디스플레이)·세트사업(휴대폰·가전)을 불문하고 가장 성가시고 의욕에 찬 후발주자다. 특히 추격자임에도 시장 경쟁의 판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더구나 패권국가 중국은 신사와는 거리가 멀다. 제 잇속을 차리기 위해 우리에게 ‘몽니’ 부리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수시로 시장 질서를 왜곡시킬 수 있다. 삼성이 항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재계의 한 고위 임원은 “반도체 D램의 경우 중국은 아직 시장 진입 움직임이 없음에도 아이러니하게 일본·미국보다 더 강력한 라이벌로 간주되지 않느냐”며 “그만큼 중국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가 강하고 실제 시장 파급 효과도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이 초격차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중국이 따라온 휴대폰·가전 등에서는 애플처럼 ‘팬덤’을 만들어나가야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4~5년 난다지만 휴대폰·가전은 기술 격차 무의미=주요 사업별 기술 격차를 보면 이미 중국은 삼성전자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말이 실감 난다. 격차가 큰 쪽은 역시 반도체다. 결론부터 말하면 메모리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낸드는 4년가량, D램은 5년 이상 기술 격차가 있다. 낸드의 경우 삼성이 지난 2014년 양산에 성공했던 32단 낸드 생산을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컴퍼니(YMTC)가 연내 해낸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결과다. 삼성이 10나노대 2세대 공정에 들어가 있는 D램은 기술 격차가 더 난다. 중국이 제품 양산은커녕 생산도 꿈꿀 수 없을 만큼 아직 태동기에 가까운 탓이다. 그럼에도 안도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전자 업계의 한 고위임원은 “중국이 자국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대해 공급 담합 혐의를 씌워 견제하고 있고 밖으로는 엔지니어 스카우트는 물론 장비·소재 업체까지 사들이는 상황”이라며 “32단 낸드 생산도 2~3년 전의 중국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라고 경계했다.

실제 다른 사업부는 반도체와는 사정이 완연히 다르다. 휴대폰만 해도 카메라 화소, 배터리 용량 등 개별 스펙은 중국 업체가 삼성을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3년 중국 시장 점유율 19.7%를 찍었던 삼성 스마트폰이 지난해 2.1%, 올 1·4분기 1.3%까지 떨어진 데는 중국 업체의 급성장이 있다.



TV는 휴대폰보다는 사정이 낫다. 삼성 기술력을 100이라고 치면 90까지 치고 올라온 중국이지만 제품 디자인, 사용 편리성, TV에 들어가는 콘텐츠 등에서 앞서 있다. 중국이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유럽 등에서 삼성·LG전자·소니 등에 명함을 못 내미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이 분야에서도 중국이 ‘기술 흡혈귀’로서 인재 수혈에 적극적이라 ‘위상 역전’이 순식간에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적지 않다.

◇고작 자기자본 20%로 판도 바꾸는 중국=삼성으로서 중국이 두려운 가장 큰 이유는 손쉽게 시장을 흔들 만한 저력이 있다는 점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자기자본으로 전체의 10~20%만 댈 수 있으면 지방정부가 30~40%, 사실상 국영기업인 금융기관이 대출 형태로 나머지를 충당해주는 구조”라며 “기업의 1차 목표도 수익성이 아니라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것이라 삼성으로서는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만 해도 삼성이 2015년 상반기에 양산에 나섰던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을 중국은 지난해 가을부터 가동했다. 산술적으로 2년 6개월가량 삼성의 기술이 앞서지만 물량 공세로 OLED 시장까지 불안한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제조 굴기 메커니즘이 수익성을 빼놓고 시장부터 먹고 들어가겠다는 것”이라며 “정부 지원을 생각하기 힘든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대처 자체가 힘들다”고 혀를 내둘렀다. 재계의 한 임원은 “중국 기업이 저마진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정부 덕분”이라며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통상 몽니, 인력 빼가기 경계해야=삼성으로서는 미중 통상분쟁 과정에서 변수가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당장 중국은 최근 미국 업체인 마이크론의 제품에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고 앞서 국내 반도체 업체에 대한 담합 조사도 했다. 앞으로 중국이 낸드 시장에 진입하면 타국 업체에 대한 견제가 더 노골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자 업계의 한 임원은 “중국이 제조공정과 생산라인 카피에 들어갈 만큼 반도체 굴기에 노골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휴대폰·가전의 경우 생산공장을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로 대거 이전해 통상분쟁의 여파가 크지 않다”며 “브랜드 힘을 더 키워 자생적 팬층을 두텁게 형성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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