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 EM 지수는 지난 5월 말 중국 A주 2.5%를 처음으로 편입한 데 이어 이번에는 다시 2.5%를 추가로 편입할 예정이다. 중국 주식이 좀 더 편입되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큰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은 이번 정기변경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외국인 자금이 장 마감 적용일인 오는 31일 기준으로 460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MSCI EM 지수의 추종자금은 1조8,000억달러(2,033조원)로 이론적으로는 중국 A주가 2.5% 추가로 편입됐을 때 한국 증시 비중의 감소분은 약 8,000억원이지만 과거의 정기변경 시기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매매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이론상 수치의 20분의1 정도였다”는 것이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MSCI EM 지수의 한국 비중은 이미 5월 말 15.5%에서 현재 14.1%까지 줄었으며 이번 정기변경을 거쳐 14%까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증시에 미칠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여기다 중국 내수경기 불안도 중국으로의 자금유입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악영향이 중국의 실물경기 지표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중국의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산업생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하는 데 그치며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반도체와 철강 생산은 호조를 보였지만 컴퓨터와 자동차 생산은 둔화됐다. 소비가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홍콩 자산운용사인 HKAM 관계자는 “터키발 충격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자금이동이 제한적인데다 중국 내 내수경기 위축은 외국인의 중국 본토 증시 자금 유입을 멈추게 할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조정도 잠시 대기 상태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정기변경의 수혜주로는 LG유플러스가 꼽힌다. 정기변경을 통해 유일하게 새로 편입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외국인 지분율 한도 초과로 MSCI EM 지수에서 편출된 후 1년 만의 복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번 편입으로 LG유플러스가 MSCI EM 지수에서 차지하게 될 비중은 0.06%로 이론적으로는 1조8,000억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실제로 LG유플러스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420억원으로 추정됐다. 대부분의 펀드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장 마감 적용일에 외국인투자가들이 420억원을 순매수할 것이라는 의미다. 물론 외국인 지분율이 37.49%로 낮지는 않은 만큼 재편출의 가능성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LG유플러스는 과거 외국인의 집중 매수로 외국인 지분 한도(49%)에 도달해 MSCI에서 제외됐다”며 “또다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신라젠과 삼성중공업도 소폭이나마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삼성증권은 장 마감 적용일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신라젠은 60억원, 삼성중공업은 40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영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이번 편입은 어느 정도 예측됐던데다 주가도 1만2,000원대에서 1만5,000원대까지 올랐다”며 “기대감을 약간 낮추고 장 마감 적용일 또는 주가가 오른다면 그전에라도 차익실현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코스피 대표주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외국인들이 오히려 200억원, 40억원 규모로 순매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A주의 시가총액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이들 종목의 비중이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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