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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지배구조 대해부 ③SK그룹]한숨 놓은 공정위 '리스크'…SKT중간지주·계열사IPO 과제 산적

SK(034730)그룹은 2005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지배구조 문제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기준 상향 등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지배구조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해소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겹치면서 SK그룹도 지배구조와 관련해 추가적인 구상을 마련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SK그룹 서린동 본사 사옥. /연합뉴스




◇한숨 놓은 공정위發 지배구조 개편=공정위는 지난달 지주회사의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을 종전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에서 상장사 30%, 비상장사 50%로 강화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SK그룹과 LG그룹 등 기존 지주회사에는 소급 적용을 하지 않기로 해 SK그룹은 한시름 놓게 됐다. 만약 기존 지주회사에도 자회사 지분율이 상향됐다면 SK㈜는 SK하이닉스(000660)의 지분 10% 가량을 추가로 매입하고 SK텔레콤(017670) 지분 역시 5% 가량을 매입해야 해 7조원 가량의 추가 비용을 마련해야 했다. 결국 이번 공정위의 발표로 SK그룹이 가장 부담스러워했던 지배구조 이슈는 해소됐다.

하지만 현재 중간지주사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SK텔레콤에는 부담이다.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의 지분(20.7%)을 더 늘려야 한다. 다만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중간지주회사 전환 과정을 SK그룹이 충분히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저에서 충분한 시간을 벌어놨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서둘러 진행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여러 가지 ‘설’이 나돌고는 있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결국 현재 SK하이닉스가 SK㈜의 손자회사여서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시 지분의 100%를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에 걸려 투자 활동이 여의치 않다는 점과 함께 SK텔레콤의 통신사업이 정부 규제를 많이 받아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추진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장 먼저 나온 시나리오가 SK텔레콤을 인적분할 후 SK㈜와의 합병을 통해 SK하이닉스를 자회사 위치로 끌어올리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각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한 특별안건으로 통과돼야 하는 부담감과 함께 자사주 활용 등 비판받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물적분할’한 뒤 다시 사업부문을 통신과 비통신 부문으로 나누고 가장 윗단의 SK텔레콤 투자 법인 아래에 SK하이닉스를 두는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등의 사업부문 통합과 매각, 인수 등 구조조정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여전히 SK㈜의 손자회사로 남게 되지만 SK텔레콤의 통신사업과 비통신사업이 분리되면서 다양하게 사업 다각화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투자를 하더라도 그 대상은 국내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통신사업 분리를 통한 규제 완화가 SK텔레콤에는 더 중요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물적분할을 통한 중간지주회사 체제 설립 후 예상 지배구조도. /사진제공=메리츠종금증권


◇IPO와는 인연 없는 SK…비상장사 기업공개 재개하나=지난 5월 SK이노베이션(096770)의 윤활유 생산 자회사 SK루브리컨츠는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던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기대했던 만큼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급전이 필요없는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헐값에 알짜 기업의 주식을 내다 팔 이유가 없었고 과감하게 IPO를 철회했다. SK건설 역시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기업공개 작업에 착수했다. 관련 팀을 만들어 내부 검토에 들어갔고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IPO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7월 라오스 댐 붕괴 사고로 SK건설의 상장도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기업공개 예상 계열사.




SK그룹은 SK루브리컨츠와 SK건설 이외에도 알짜 비상장 계열사를 여럿 두고 있다. 그리고 당장 내년부터 이들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 SK에너지, 민간발전사인 SK E&S,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 SK바이오텍, SK실트론 등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로 SK이노베이션 계열 비상장사의 IPO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 E&S도 가능성이 있지만, 민간발전사 수익의 기본인 전력판매단가(SMP)를 정부가 결정하는 만큼 사익편취로부터 한 발 떨어져 있어 IPO는 최대한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도 “SK루브리컨츠는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온 자회사”라며 “변동성이 큰 정유·화학업체가 상장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 수 있음을 보여준 만큼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은 SK㈜의 바이오·제약 계열 자회사인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 등이 가장 먼저 기업공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SK바이오팜은 올해 말 미국에서 수면장애치료 신약인 ‘솔리암페톨’ 허가를 앞두고 있고 SK바이오텍 역시 지난해 아일랜드의 BMS 제약공장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는 미국의 의약품위탁제조기업인 앰팩을 7,0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최근 들어 기업 가치 올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IPO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와 SK수펙스추구협의회 합칠까=SK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지주회사 형태와는 다소 다르다. LG그룹처럼 지주회사가 계열사와 브랜드 관리 등에만 국한하지 않고 SK㈜는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종건 SK 창업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한 뒤 그룹의 성장 기반을 마련한 최종현 SK선대회장이 처음 만든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 선대회장이 주재하던 최고경영진의 협의체 형태로 시작했다. 하지만 최 선대회장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최태원 SK 회장이 서른여덟 살의 나이로 그룹 수장이 되면서 협의회는 최 회장과 전문경영인들이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 가는 공간이 됐다. 특히 최 회장이 두 번이나 수감되면서 협의회는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이 때문에 SK그룹은 지주회사를 대신해 협의회가 그룹의 대소사를 조율하고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갖게 됐다.

SK그룹 지배구조도. /사지넺공=유안타증권


하지만 최근 협의회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대표적으로 조직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한때 300명을 훌쩍 넘어 400명에 육박하던 협의회 소속 인원은 지난해와 올해 잇달아 줄어들면서 200명 선까지 떨어졌다. 삼성의 미래전략실 등 국내 대기업의 ‘옥상옥’ 구조가 비판을 받으면서 내부에서도 변화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한화그룹도 최근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고 ㈜한화에 지주경영부문을 새로 설치한 바 있다. 그룹 관계자는 “홀딩스와 협의회 통합 얘기는 지속해서 나온 내용”이라며 “하지만 최근 다른 대기업들의 변화와 맞물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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