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농식품 내 여러 종류의 곰팡이 유해독소를 극미량까지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휴대용 측정기가 상용화되면 요리를 하기 전 재료를 분석해 식중독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앞으로 농산물 내 잔류 농약도 현장에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3~4년 뒤에는 혈액·소변·땀 등에 포함된 질병인자를 조기검출하는 기술도 선보이기로 했다.
재료연구소(소장 이정환)는 박성규 나노표면연구실 박사 연구팀이 주재범 한양대 교수팀과 농식품의 곰팡이 독소를 0.01ppb(오염물질 농도 단위로 1ppb는 10억분의 1) 이하로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곰팡이 독소 중 일부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 조리과정으로는 제거되지 않는다. 이에 식약처는 곰팡이독소의 식품 내 허용기준치를 정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흔히 쓰는 방법으로는 곰팡이 독소를 1ppb 수준으로 검출할 수 있다. 따라서 신기술이 도입되면 기존 센서보다 100배,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보다는 1,000배를 각각 더 감지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고밀도 금속 나노구조체가 가진 ‘플라즈몬 공명 현상’을 이용해 고감도 센서를 만들었다. 금 나노구조체를 붙인 검출 기판에 레이저를 쏴 생기는 신호를 평가해 0.01ppb 이하의 아플라톡신, 푸모니신, 오크라톡신 등의 곰팡이 독소를 검출한 것이다. 그동안 항체에 효소를 결합시킨 뒤 그 반응을 이용하는 ‘효소면역측정법’은 민감도가 낮고 대용량 샘플이 필요하고 다중 진단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박성규 책임연구원은 “국내 광학기기 회사와 휴대용 고감도 곰팡이 독소 검출기 개발에 들어갔다”며 “앞으로 농산물품질관리원과 단체급식소 등에서 1시간 내 곰팡이 독소를 현장에서 검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스몰’에 실렸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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