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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맛집 찾고 레시피 주고 모두가 외식업 성장 돕기 위한 거죠"

■방송 통해 그리는 빅픽처

한끼 만드는데 쏟는 많은 수고, 결코 만만치 않은 식당 일

예능서 보여줌으로써 손님들이 이해하길 기대

스스로 채찍질하는 계기도

■청년들에게

시야 넓지않은 젊은이들 삶의 경험치 쌓기 위해 창업 도전해보길

맨바닥서 부딪히다보면 세상 헤쳐나갈 길 보여

나도 건축사업하다 망해 쌈밥집으로 일어서





백종원(52·사진)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 중 하나다. 지난 2015년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할 당시만 해도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웃기는 요리인’ 정도로 기억됐던 그가 불과 3년 뒤인 지금 예능계 섭외 1순위의 블루칩으로 손꼽히며 방송계를 종횡무진 누빈다. 실제 ‘요리 똥손’도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로 집밥 열풍을 불러일으킨 ‘집밥 백선생’, 전국 방방곡곡 누비는 맛집 여행에 불을 지핀 ‘백종원의 3대 천왕’, 맛만 보고도 식재료와 요리법을 줄줄 읊어 ‘요식업계 셜록’이라는 애칭을 얻은 ‘한식대첩’ 등 그가 출연해 사랑받은 프로그램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스스로의 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한 수는 현재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방영 중인 ‘골목식당’일 것이다. 방송에서 백종원은 1993년 시작해 현재 미국·중국·일본 등 3개의 해외법인과 1,400여개의 가맹점을 둔 외식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의 창업자 겸 대표이사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 파리 날리던 가게를 붐비게 하고 죽은 상권을 되살린다. 최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그가 자영업 시장 위기를 진단할 참고인으로 출석한 맥락도 바로 이런 방송에서 비롯했다는 평가다.

물론 인기가 많은 만큼 잡음도 나온다. ‘결국 자기 사업 잘되게 하려고 방송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 ‘골목식당 죽인 프랜차이즈 대표가 골목식당 살리겠다고 나오는 역설’ ‘큰 실패를 모르는 금수저 출신이 쉽게 말한다’는 둥 각양각색의 비판이 쏟아진다. 백 대표의 생각은 어떨까. 23일 서울 논현동 더본코리아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직접 물어봤다.



◇“손님들이 외식업 이해하길”…방송으로 그린 백종원의 빅픽처=“외식산업이 성장하려면 진짜 음식 만드는 게 너무 재밌고 손님맞이가 체질인 사람들이 시장에 많이 들어와야 해요. 요즘 젊은 친구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은데 또 문제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다 보니 웬만해서는 돈 벌기가 너무 힘들어진 거죠.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깐 돈 못 버는 것까지는 또 참아. 근데 매너 나쁜 손님들한테 받은 마음의 상처 때문에 장사를 관둬 버려요. 장사한다고 함부로 대하고 욕하고 맛없다고 막말하고…. 꿈에 그리던 가게를 내고 열심히 일하려는 친구들이 버틸 수 있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손님들 태도를 좀 좋은 방향으로 자연스레 바꾸려면 어떻게 할까를 궁리하던 차에 방송이라는 수단을 만난 거죠.”

백 대표는 외식 사업가가 예능 출연에 더 연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변명처럼 들릴 수 있는 것을 안다”면서도 “외식문화에 대한 손님들의 오해와 불만을 줄이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예능 출연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손님일 때는 태도가 아주 나빴는데 장사를 하다 보니 밥 한 그릇이 그냥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누구에게도 공손해지더라”며 “맛 하나 내려고 얼마나 수고를 들이는지 알면 손님들도 외식업을 이해하고 건전한 외식문화가 정착되리라고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집밥 백선생’을 찍으면서는 직접 요리를 해봄으로써 한 끼 식사에 드는 수고와 비용을 체감하기를 바랐다. 백 대표는 “밖에서 사 먹지 말고 집에서 간단히 해먹으라는 것처럼 보여 식당 아주머니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는데 주방 근처에도 안 가던 사람들이 몇 번 밥을 해 먹다 보면 왜 밖에서 파는 순두부찌개 정식이 6,000원이나 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한 끼 식사 재료 원가는 1,200원으로 저렴해 보이지만 매 끼니 순두부찌개만을 먹을 수가 없고 식재료라는 게 정말 쉽게 상해서 버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외식을 하는 게 오히려 저렴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골목식당’을 한 이유도 하나는 먹는 사람들 입장에서 식당 일 쉽지 않으니 존중해 달라고 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영업 종사자들에게 ‘이거 만만한 것이 아니니까 각오 없이 함부로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흔한 오해처럼 방송 덕분에 가맹점이 늘어나는 효과는 별로 체감하지 못한다고 했다. 오히려 백 대표 본인이 너무 유명세를 타며 비판도 많이 받고 점주들도 힘들어하는 일이 더 많단다. 그럼에도 외부 활동을 통해 얻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로 자신의 생각과 경영 철학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고, 그런 철학에 대한 응원을 받고, 스스로 뱉은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된다는 점을 들었다.

“사실 ‘가성비’를 추구한 것은 치열한 자영업 시장 경쟁에서 이기려고 택한 거예요. 서비스도 별로 자신 없고 대단한 요리도 자신 없으니 싸고 맛있게 팔자. 그런데 계속 하다 보니 주변 반응도 좋고 응원의 소리도 들리고 점점 제 방향이 맞는 것 같은 거죠. 요즘에는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을 좀 느낍니다. 어쩌다 보니 우리가 외식 시장 가격의 기준이 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거든요. 그럴 것이라면 내가 떠드는 말처럼 ‘메뉴 단일화’를 하고 가격을 낮춰 진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렇게 채찍질이 되는 것이에요.”





◇“청년들 더 많이 실패하고 더 많이 경험했으면”=요즘 무턱대고 창업에 나선 청년들에게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며 청년 멘토라는 호평까지 받는 백 대표지만 사실 그에게도 치기 어린 청년 시절은 있었다. 친구 말만 듣고 아무것도 모르는 인테리어 사업을 덜컥 시작했고 건축 일 하는 지인의 그럴싸한 말에 넘어가 목조주택 사업을 벌였다. “어릴 때는 사주 같은 것도 많이 보잖아요. 나도 봤더니 세계를 누비며 사업을 할 사람이라는 거야. 그런 얘기를 들으며 아, 내가 무역업을 해야 하는구나 싶었는데 때마침 건축 분야 사업을 할 기회가 생긴 거예요. 하늘의 뜻인가 싶었지.”

논현동 쌈밥집을 인수하며 외식업에 뛰어든 것도 딱 그즈음이다. 당시 묘하게 운 때를 만나 목조주택 사업이 어느 정도 풀리기는 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재무구조가 나빴다. 결국 외환위기(IMF)를 맞으며 17억원의 빚만 남긴 채 5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훗날 외식업에서 사업가적 재능을 만개하며 재기하기는 했지만 한 때는 “세계를 누비기는커녕 동네 한구석의 식당 아저씨로 늙어가겠구나”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경험이 결국 자산이 됐다. 하나 남은 쌈밥집을 토대로 노력한 끝에 1998년 한신포차, 2002년 본가, 2005년 새마을식당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고 수십억원의 빚을 제 손으로 갚았다. 성공도 성공이지만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데는 도사가 됐다.

농담 반, 진담 반 “음식점 하지 말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백 대표지만 청년들에게는 한 번쯤 창업해보기를 권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취직하는 대신 창업하라거나 음식점 차려서 돈을 벌라는 게 아니라 “삶의 경험치를 쌓으라”는 의미다. 굵고 짧게(?) 경험치를 쌓기 위해서는 창업이 최고. 자기가 자기 돈으로 창업을 해서 밤잠도 설쳐보고 고개도 숙여보고 욕도 먹어보고 하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세상과 부딪쳐야 할지가 선명하게 보인다는 게 그의 말이다.

“다들 아시는 사실이지만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서로 눈높이가 다른 게 문제예요. 기업들도 문제가 있겠지만 청년들도 사실 시야가 너무 좁아. 당연한 게 학교 다니며 공부만 하다가 점수 맞춰 대학 갔고, 대학 가서도 취직하겠다고 공부만 한 친구들이 일자리 구하면서 따져볼 만한 조건이 월급이 얼마네, 회사가 유명하네, 폼은 좀 나네 정도 말고 뭐가 있겠어요. 이런 현실에서 대안으로 말하는 게 직접 창업을 해서 맨바닥에서 한 번 굴러보라는 거예요. 그럼 눈이 그래도 좀 바뀌거든. 개인적으로는 모든 젊은 친구들이 고등학교 졸업 후 4~5년쯤은 딴짓 좀 실컷 하다가 대학 가면 좋겠어요. 지금은 패배자를 만드는 사회야. 입시에서 좋은 대학 못 가면 패배자, 졸업한 후 좋은 회사 못 가도 패배자, 이러니 다들 시야가 좁아지고 불만만 자꾸 생기는데 이러면 안 되거든. 근데 이건 입시제도를 확 바꿔야 하는 거니깐, 이건 내가 나설 게 아닌 것이지요?”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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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충남 예산 △서울고-연세대 사회복지학 졸업 △1994년~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2005년~ 더본차이나 대표이사 △2008년~ 더본아메리카 대표이사 △2012년~ 더본재팬 대표이사 <방송 출연> △2010~2011년 SBS 진짜 한국의 맛 출연 △2014년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2014년~ 올리브TV 한식대첩 △2015~2017년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2015~2017년 집밥 백선생 △2015~2017년 백종원의 3대 천왕 △2016년 tvN 먹고자고먹고 △2017년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 △2018년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2018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수상> △2011년 우수 외식 프랜차이즈 농수산식품부 장관 표창 △ 2013년 안전행정부 장관 표창 △2015년 한국관광기업경영 대상 표창 △2017년 제16회 ‘식품안전의 날’ 홍보대사 △2017년 제22회 소비자의날 국무총리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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