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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적자전환에 인재개발원 부지 판 한수원…탈원전에 미래투자 감소





한국수력원자력이 인재개발원 제 2캠퍼스 건설을 위해 사두었던 수지구의 부지를 팔기로 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건축허가기관인 용인시로부터 건축물 신축 불가능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알짜배기’ 땅을 매물로 내놓은 이유는 따로 있어 보입니다. 한수원의 재무구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시점에 매각을 결정했기 때문이죠.

한수원 이사회는 지난 8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에 위치한 1만5,237.2㎡(4,609평) 부지 매각을 의결했습니다. 이곳은 한수원이 지난 2015년 10월 인재개발원 미래경영아카데미 건립을 위해 경기도시공사로부터 상현동 부지를 평당 505만7,000원, 총 233억1,291만원에 매입한 땅인데요. 상현동 부지의 현재 공시지가가 평당 531만3,000원이고 실제 거래가격이 공시지가와 2~3배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500억원 정도의 값이 나가는 곳입니다.

계속해서 땅 가격이 오를텐데 왜 한수원은 매각을 결정했을까요? 이사회는 의사록에서 인재개발원 부지 매각을 의결하며 “비유동자산관리 규정에 따라 (부지를) 처분해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고 종합부동산세 등 조세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시된 한수원의 실적을 보면 이사회가 왜 이같은 판단을 내렸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수원은 올해 상반기 매출 3조9,656억원, 당기순손실 5,48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6,696억원 흑자에서 불과 1년 만에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것인데요. 정부로부터 우수 교육기관 표창장을 수차례 받았던 한수원 인재개발원의 확장이 결국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무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수원의 대규모 적자 원인은 다양합니다. 연료값이 영향도 미쳤죠.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원전 가동률이 50%까지 무너졌던 것인데요. 경주 지진 등으로 인해 안전 점검이 강화된 탓이겠지만 탈원전 기조를 내세운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안전 점검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졌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한수원이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도 현금 흐름이 과거만큼 원활하지 못하다는 하나의 증거입니다. 한수원은 이달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는데요. 이미 올해 3월과 5월·6월에 걸쳐 9,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과 합하면 올해 회사채 발행 규모는 최소 1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8,000억원에 비해 25% 증가한 규모인데요. 문재인 정부 취임 이전과 이후로 비교하면 회사채 발행 증가폭은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2016년부터 2017년 4월까지 발행한 회사채는 3,000억원에 불과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한수원 측은 “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 건설 등이 진행되고 있어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대규모 적자 탓에 회사채 발행량이 늘어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한수원의 신용등급은 ‘AAA’ 입니다. 사실 1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엔 무리없는 규모죠.

하지만 미래에도 안정적인 신용등급 유지가 가능할까요? 기획재정부가 9월 발표한 ‘2018∼2022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수원은 올해 순손실이 1조2,058억원에 달할 예정입니다. 오는 2022년 적자 규모도 1,708억원으로 추산됩니다. 부채비율은 현재 132%에서 2022년 153%로 2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교육은 미래라고 하죠. 인력 양성기관에 추가 투자를 포기한 한수원의 앞날이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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